[전북칼럼] 정계개편, 국민과 함께해야 - 장영달

장영달(국회의원)

최근 우리당 위기의 해법이자 돌파구로 정계개편 논의가 활발하게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당 내외에서 ‘통합신당론’이니 ‘재창당론’이니 하는 다양한 방식의 정계개편 논의가 진행 중에 있으며, 이는 다음 대선에서 한나라당에게 정권을 넘겨줄 수 없다는 절박한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하지만, 우리당 위기의 원인과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정계개편은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할 수 없다는 것이 필자의 견해이다. 우리당 위기의 원인은 정치구도의 측면에서 한나라당과의 새로운 정치적 대결구도를 만드는데 실패하여, 한나라당과의 차별성을 국민들에게 각인시키지 못했다는 점에 있다.

 

한나라당이 수구냉전 기득권세력을 대변한다면, 우리당은 진보개혁적인 정책으로 사회양극화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산층과 서민을 적극 대변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당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할 과제는 한나라당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것이 되어야 한다.

 

정계개편 논의에 앞서 우리당은 평화세력 및 중산층과 서민의 삶과 관련된 정치ㆍ정책적 현안들에 대한 당의 입장을 정리하고, 각 정당 및 세력과의 공조와 연대를 통해 이번 정기국회에서 이를 관철시켜 내어야 한다. PSI 확대 참여 반대, 사회경제적 재분배를 강화하기위한 경제개혁조치,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등 부동산 대책입법, 그리고 국민경선을 위한 선거법 개정 등이 그 예가 될 것이다. 이러한 정책들을 관철시킨 후, 제정당 및 세력간의 공조와 연대를 바탕으로 정계개편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국민 앞에 밝히는 것이 옳다.

 

정계개편의 방향과 목표는 한나라당과 반한나라당의 일대일 대결구도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자면 우리당은 물론 민주당, 고건 세력 및 민주노동당 등을 포함한 한나라당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이 함께 손을 잡아야 한다. 함께 손을 잡는다는 것은 나라와 민족의 운명을 냉전으로 질식시키고 독재로 멍들게 한 한나라당에 선명히 맞서는 평화ㆍ민주ㆍ개혁세력의 대통합을 의미하며, 이는 선거공학이 아닌 근본적 개혁을 의미한다.

 

정계개편의 제일원칙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국민과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계개편의 과정은 국민의 결집과 참여를 이룩하는 과정이어야 하며, 이렇게 되어야만 정치적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즉 국민의 삶과 밀접한 중요한 정치ㆍ정책적 현안들을 매개로 제정당 및 세력들과 공조 또는 연대를 통해 국민들이 정계개편의 대외명분과 당위성, 필요성 등을 직접 체감하게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지금 당장 우리당이 해야 할 일은 정계개편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는 게 아니라 통합 대상과의 공조와 연대를 통해 절박한 국민적 삶의 요구를 실현하는 것이다. 우리당은 국회에서의 적극적인 공조와 연대로 한나라당을 고립시키고 저들에게 넘어간 국민들을 되찾아와야 할 역사적 의무가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장영달(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