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따구리] 새 문예기금지원제 기대

도휘정 기자(문화부)

돈 주고 욕 먹는 게 문예진흥기금이다. 그리고 욕 먹을 걸 각오하고 심사하는 게 무대공연제작 지원사업이다.

 

‘소액다건주의’와 ‘나눠먹기식 돈잔치’ 등은 문화예술기금 지원사업을 둘러싸고 매년 되풀이되는 지적들이다. 그 이유가 지원기준과 심사방법의 불투명성에 있든, 지원사업에 대한 문화예술계의 인식 부족에 있든, 지적들 또한 되풀이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사실 전북도 문화예술기금 지원사업은 그동안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선택과 집중’을 원칙으로 한 사업도 ‘소액 다건’으로 왜곡되면서 지원금이 신청액에 못미쳐 무대규모를 줄이거나 추가경비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일부 심사위원이 자신과 관련된 이들을 지원해 심의의 공정성이 훼손되기도 했으며, 한 단체는 공연을 열고도 전북도가 ‘평가위원을 구성하지 않아 공연을 인정할 수 없다’고 통보해 재공연을 하기도 했다.

 

반대로 문화예술단체들은 해마다 되풀이되는 행사에 지원금을 받아내기도 했으며, ‘1단체 1지원’이란 기준에 부합키위해 명의를 바꿔 다중지원을 받기도 했다.

 

지역문화예술위원회 설립 및 문화예술단체 지원사업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TF연구기획팀이 22일 공청회에서 발표한 전북도 문화예술기금의 사업목적별 지원 방안은 이전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정책과 기금의 수동적 수혜자로 여겨온 문화예술 전문가들이 주체가 돼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이날 논의된 내용들은 몇차례 더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전북도의 문화예술기금 지원사업 운영제도로 확정될 예정이다. 보다 많은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이 새로운 방안 마련에 관심을 가지고 이 제도가 지역의 문화예술 토양을 풍성히 하는 촉매제가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