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후반에 접어든 중학교 교장이 대학생 시절부터 30여 성상을 훌쩍 넘기며 틈틈이 가슴에 새겨온 시편들을 묶어 첫 시집을 펴내 지역 문단에 화제를 낳고 있다.
고창 영선중학교 김동식 교장(56)은 시집 ‘웃는 꽃’과 ‘사월 일기’를 지난달말 동시에 출간했다. 김 교장은 “이젠 삶을 되돌아보고 정리할 건 정리할 시점이라는 생각에 대학 시절부터 일기장에 꾸준히 써온 시를 챙기던 참에 출판계에서 일하는 제가의 강권으로 시집이 나오게 됐다”며 겸연쩍은 웃음을 지었다.
막상 시집이 나오자 지역 문단의 반응이 뜨겁다. 두 권에 실린 200여편의 시들이 아마추어 수준을 훌쩍 뛰어 넘는 수작일 뿐만 아니라, 행간 마다 스며든 진솔하고 따뜻한 삶의 자세가 독자들에게 진한 감동으로 이어진다는 게 지역 문단의 공통적인 평가다.
젊은 시절부터 산이 좋아 산에서 살아온 김 교장의 주요 소재는 자연. 특히 산에서 만나는 소회와 야생화가 시어로 승화되었다. 또 삶의 그늘에 내팽개쳐진 청소년을 위해 수년간 야학을 운영하고 호스피스로 활동하며 쌓아온 봉사 정신도 시편에 녹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