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재래시장 매력에 한번 빠져보세요 - 강광

강광(정읍시장)

지난 7일 정읍 구시장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구시장 상인들이 주축이 되어 상인회를 출범시킨 것이다. 이기원 회장을 비롯한 164명의 정예요원으로 이뤄진 상인회는 앞으로 시장 상인대학을 개설해서 저명한 전공교수를 초빙해 관련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선진재래시장 견학등을 통해 구시장을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 살거리가 있는 특색있는 전통시장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을 가지고 현재 노력중에 있다.

 

정읍구시장은 한때 전라북도 서남권 일대 제일의 시장이었다. 역사적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행상 나간 남편의 무사귀환’을 바라는 내용을 담고있는 현존하는 백제시대 유일의 한글가요인 ‘정읍사’에서도 정읍구시장의 면모를 찾을수 있다.

 

일부 학자들은 정읍사의 ‘시장’을 뜻하는 ‘全져재’의 구절중 ‘全(전)’자를 통해 당시 정읍이 전주의 속현이었던 점을 감안해서 ‘전주의 시장’이라고 주장하기도 하나 필자는 정읍시장으로서 ‘全’자를 ‘전주의 시장이 아닌 온(全 온전 전)시장’으로 해석하고 싶다.

 

논란의 여지는 있겠지만 일찍이 전라도 서남권 제일의 도시로서의 기능을 온전히 담당한 정읍으로서는 시장의 형성이 필연적이었을 것이고, 그렇다면 바로 그 시장이 현재의 정읍 구시장이지 않았겠느냐는 것이 필자의 견해다.

 

또 고대의 역사는 차치하고라도 근세에 들어서도 정읍구시장의 유구한 역사는 증명된다.

 

일제 강점기인 1914년 개장한 것으로 알려진 정읍구시장은 당시부터 5일장과 상설시장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인근 순창과 고창, 부안 그리고 전남 영광, 장성등 일부 지역에 이르기까지 주민들의 시장역할을 담당했다. 그러던중 시장 현대화계획에 따라 지난 1978년부터 현재의 형태로 자리잡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정읍의 구시장은 최근 1990년대에 이르기까지 그 명성과 기능을 다하고 있었다. 그러던 것이 편리함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구미에 맞춘 서구식 대형마트가 등장하면서 구시장은 점차 쇠퇴의 길을 걷다가 급기야 최근에는 겨우 명맥만을 유지하는 사태에 처해 시민과 더불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수 없다.

 

다행이 과거 구시장의 정경을 그리워하는 시민들의 뜻이 모아져 이제 정읍구시장은 새로 일어서려 하고 있다. 그 시작은 ‘시장의 전통을 다시 세우는 데’서 시작된다.

 

시민들이 장보기에 편리하도록 시설의 현대화는 물론 싸고 질좋은 제품, 이벤트가 있는 시장으로 만드는 것이 바로 전통을 세우는 길이다. 그리고 정읍구시장은 정읍구시장만의 브랜드를 보유해야 한다. 지난 12월 4일 정읍구시장을 찾은 김재명 전라북도정무부지사는 “대표상품이 있어야 재래시장이 살아날수 있다”며 정읍구시장만의 대표상품을 주문했다. 맞는 말이다.

 

일부 품목의 경우에는 이미 유명세를 얻고 있다. 비단전, 옹기전, 유기전과 지방유형문화재에 빛나는 악기장 등이 그것이다. 또한 전통순대국밥과 전국 제일의 단풍미인한우등의 먹거리는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들기에 충분하다. 현재도 ‘정읍 구시장표 명품’을 향한 중단없는 개발이 시도되고 있다.

 

이러한 브랜드 창출을 통해 정읍 구시장만의 상품들이 힘을 발휘할 때까지 정읍시민 모두는 정읍사가요의 혼이 서려있는 정읍구시장의 부활을 위해 다함께 매진해야 한다.

 

그 첫번째 시작이 바로 ‘정읍구시장 노래부르기’다. 아니 이미 노래는 불리어지고 있다. “정읍구시장의 부활을 위하여, 위하여∼”라고.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정읍구시장에 전북도민 모두를 초대한다. 먹거리, 살거리, 즐길거리가 모두 갖춰진 정읍구시장의 매력에 한번 빠져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강광(정읍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