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전 총리는 이르면 이번주 서울시장 재직시절 역점사업으로 추진했던 각종 성과물을 하루 일정으로 둘러볼 계획이라고 24일 측근이 전했다.
두차례나 총리를 지냈던 그가 새삼스레 서울시장 시절 치적을 둘러보기로 한 것은 유력한 경쟁자인 한나라당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을 겨냥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시장의 최대업적으로 꼽히는 청계천 복원사업과 비슷한 수준의 대형건설사업, 즉 상암 월드컵공원 및 디지털미디어시티(DMC), 제2기(5∼8호선) 지하철, 도시고속도로 등이 고 전 총리의 '1일 투어' 일정에 포함됐기때문이다.
고 전 총리는 이전에도 서울시장 선배로서 이 전 시장에 대해 여러차례 경쟁심리를 드러냈다. 최근 공개강연에서는 영국 국회시찰단이 청계천 대신 상암 DMC 견학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소개하면서 청계천 복원사업에 대해 "홍보 캠페인만 요란하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자신의 업적은 널리 홍보되지 않았을 뿐 결코 청계천 복원사업에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읽혀지는 대목이다.
그가 23일 상암동 월드컵공원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걷기대회 행사를 연 것도 서울시장 재임시절의 작품인 월드컵공원을 부각시키기 위해서란 분석이다.
그는 월드컵공원이야말로 세계적인 친환경적 공원으로서 청계천 복원사업을 뛰어넘는 치적이라며 상당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것.
앞서 그는 최근 자신의 자문그룹인 '미래와 경제' 세미나에서 "깜짝 쇼식의 토목사업으로 미래와 경제를 개척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이 청계천 복원사업의 여세를 몰아 또 다른 대형건설사업인 경부운하 건설을 대선공약으로 내놓은 데 대한 견제구로 볼 수 있는 발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