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신임 전북대 총장에 거는 기대 - 여종민

여종민(전북대학교 직원협의회장)

경술년을 며칠 앞둔 오늘, 전북대는 새로운 총장 취임식에 즈음하여 일년 내내 총장선거로 빚어졌던 대학의 현실을 냉정하게 돌아보고 새로운 각오로 다가오는 새해를 맞이해야 할 것이다.

 

돌이켜 보면 그동안 많은 우여곡절 속에 전혀 생각하지 못했고 관례가 없었던 정부의 총장임용 거부에 대하여, 대학 구성원들은 적잖이 당황하며 고뇌와 불안한 나날들을 보내야만 했다.

 

직원들은 대학 구성원의 한 축으로서 정당한 권리인 총장선거의 참여권을 쟁취하기 무려 6개월 동안 힘든 시간들을 견뎌야 했으며, 이로 인한 교수와 직원간의 갈등, 총장의 공백상태로 대학운영은 회복하기 힘든 기로에 처해져 있었다. 더구나 대학에서 관행적으로 이루어졌던 사안들이 우리대학만의 과오인양 호도되는 지역사회 여론은 우리대학의 위기를 가속화시켰으며, 이로 인한 대학 구성원들의 자긍심과 패배주의는 심각한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전북대학교에 있어서 2006년은 참으로 반추하고 싶지 않은 한 해이며, 망각해야 할 시간들인 것이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총장 직선제로 대학 역사상 전무후무한 총장 재선거를 치른 우리대학 구성원들은 사회적으로 비판받고 있는 정치판의 선거풍토가 대학에서도 재현되었다는 서글픈 현실을 깊이 반성하여 할 것이다.

 

그러나 굳은 땅에 물이 고이고, 험난한 시련은 강인한 생명력을 갖게 만들듯이 직원들의 총장선거권 획득은 진정한 대학민주화의 상징적 의미를 부여했으며, 대학문화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자평하고 싶다.

 

또한 대학의 위기상황에서 학사일정의 파행이 우려되었으나, 총장 직무대행을 중심으로 교수와 직원, 학생들의 현명하게 대처하여 학사일정을 차질없이 마무리한 것은 지역거점대학으로서 대학 구성원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자위한다.

 

이러한 여러가지 대학의 위기를 힘겹게 극복하고 이제 서거석 총장을 새롭게 맞이하면서, 대학 구성원들은 추락한 대학의 위상을 바로 세우고, 우리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난날의 과오와 갈등을 조속히 치유하고, 뼈를 깎는 인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현재 대학의 외부환경은 급속히 변하고 있다.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업에서 유행하고 있는 M&A처럼 대학도 타 대학과의 통합을 받아들이기 시작했으며, 국립대학의 역사를 바꿀 수 있는 국립대학법인화법이 국회에서 처리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지방대학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고 있는 우리대학이 타 대학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도록 대학 구성원은 모든 역량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대학 구성원 모두는 새로운 총장이 합리적인 소신을 관철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고, 각자의 역할에 충실해야 할 것이며, 총장은 조정력과 포용력을 발휘하여 대학 구성원의 결집된 힘을 하나로 모으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우리대학의 여건과 상황을 냉철하게 분석하여 대학의 비전을 한층 더 명확히 설정하고 그 비젼과 목표를 향해 구성원 모두 매진할 수 있는 모티브를 창출하는 것이 CEO로서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인 것이다.

 

대학 구성원들은 그 어느 때보다 새로운 총장이 전북대학교 발전에 획기적 전기를 마련할 것을 기대하고 있으며, 안정적인 대학 운영속에 내실있는 대학발전이 이루어지기를 희망하고 있다. 대학을 시스템적으로 운영하고, 대학 구성원 간 상호불신과 갈등을 치유하여, 명실공히 지역거점대학으로서 지역사회의 신뢰와 지역을 선도하는 대학으로서의 위상을 재정립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여종민(전북대학교 직원협의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