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만사에 빈틈이 없이 시치미를 때며 간악한 수를 부리는 사람이다. 지난 청문회의 증인석에 앉은 사람이 청와대에 간적이 있느냐는 물음에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했다. 정말 기가 찰 일이다. 너무너무 뻔뻔하다 못해 측은했다. 두 번째, 공정치 아니한 일을 하면서도 겉으로 공정한 듯 처리하는 사람이다. 이는 원칙을 무시하는 행위로 부정직함과 도덕성의 타락으로 이어지며, 물신주의와 한탕주의가 팽배해지는 원인이 된다. 문제는 힘없는 서민이 아니라 권력층, 상류층, 지식인 등 소위 사회지도층에서부터 비롯된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지도층이 썩어 나라꼴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표현을 새겨들어야 할 때라고 본다. 세 번째는 모두 거짓말인데도 워낙 언변이 좋아서 진실인 것처럼 말하는 사람이다. 누군가 정치는 연극이라 했다. 언제나 그랬듯 선거 때만 되면 의혹의 폭로장이 된다. 대박을 터트려야 정치생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생각에 필사적으로 터트리는 폭로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거짓 증거를 대며 허풍을 치고는 “아니면 말고”라는 말로 마무리하는 사람들, 유력했던 대통령 후보도 낙마시켰던 거짓 병풍사건, 9,500여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전직 대통령의 전 재산이 29만원이라는 거짓말 등, 거짓말을 잘해야 잘 산다는 나라가 되어서야 어찌 좋은 나라이겠는가. 여론조사에 의하면 거짓말을 잘하는 집단이 정치가로76%다. 다음으로 11.4%가 연예인으로 나타나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네 번째는 악당이면서 기억력이 좋아 여러 사람을 홀리는 사람이다. 마지막으로 못된 일을 하면서도 동시에 사람에게 은혜를 베푸는 것처럼 행동하는 사람이라 했다.
이와 같이 사상가인 공자가 5악에 대하여 말한 것은 1500여 년 전의 중국춘추시대의 일이다. 그 비평이 지금의 현실과 별반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오늘날처럼 바닥까지 추라하지는 안았을 것이다.
벌써부터 시작되는 선거 분위기를 국민은 곱지 않게 보고 있다. 또 한 번 홍역을 치러야 할 정치판을 보면 화가 머리끝에 있는 것이다. 새우 싸움에 고래등이 부러지기 전, 부패 없는 사회를 구현하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도덕성과 정신적인 가치를, 물질의 힘보다 우위에 놓는 정책을 펼쳐야할 것이다. 2007년 새해에는 정말 새로워지길 빌어보는 것이다.
/이한교(한국폴리텍V김제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