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유치 우수기업을 가다] 군산 '농민농산','감자맛바' 휴게소 평정

건조가물치 등 끊임없는 특화상품 개발...10배 성장률 달성

군산 농민농산 직원들이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로 납품하고 있는 '감자맛바'를 포장하고 있다.../오균진기자 (desk@jjan.kr)

"고속도로 휴게소 간이 푸드코너에서 '감자맛바'를 먹어 본 적이 있으신가요. 혹시 휴게소 식당에서 냉이국·아욱국·북어국 등을 드셔본 적은 없나요.”

 

가족들과 함께 한 여행길, 또는 출장길에 한 번쯤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러 이런 음식들을 먹어봤다면 이제 이들 식품이 전북 향토기업이 만든 제품이란 점에 관심과 애정을 가져야 할 것 같다. 군산시 나포면 주곡리에 위치한 농민농산(대표 이흥수)이 만들어 공급하고 있는 제품들이기 때문이다. 지난 95년 5월 설립된 농민농산은 전국 100여개 고속도로 휴게소중 80곳에 이들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농민농산 이흥수 대표(42)는 나포면의 특산품인 왕골 돗자리의 명성이 이어졌다면 아마 지금도 돗자리를 짜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선조때 부터 대대로 만들어오던 나포 돗자리의 명성이 기계화와 유통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쇠락했고 이 대표는 가공과 유통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육군 기술하사관(중사)으로 전역한 이 대표는 삼성항공에서 카메라 군납업무를 맡아 유통을 배웠고, 보험회사 일을 하면서 영업기법을 체득했다.

 

95년 고향에 돌아온 이 대표는 고사리·취나물·도라지 등 비빔밥 재료인 나물을 냉동 건조상태로 공급하는 방법을 고안해 전국 2000여개 식당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이어 97년에는 쑥과 냉이 등 주변에 널린 나물을 이용한 '쑥냉이된장국 팩'의 상품화로 미국 수출길을 열었다. 마을 저수지에 냉성(冷性)인 가물치를 길러 건조과정을 통해 온성(溫性)으로 바꾼 건조 가물치 상품도 개발했다.

 

"개발 2년, 판매 3년”이란 상품 사이클을 강조하는 이 대표가 사계절 공장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한 신제품 개발 의지의 산물들이다.

 

그러나 잘 나가던 농민농산도 IMF 한파에 휘청였다. 1200평의 시설하우스에 연간 7000만원의 연료비를 쏟아붓던 이 대표는 고심끝에 98년 러시아와 몽골에 날아가 저온성 작물 재배 필요성을 깨닫고 돌아왔다. 감자 재배를 결심하고 상품화에 나서 어묵과의 결합을 생각했다.

 

"말도 안되는 얘기”라는 주변의 코웃음을 뒤로 한 채 두 달동안 제과회사 기술자의 도움을 얻어 '감자맛바'란 상품을 만들어냈고, 지금까지 농민농산의 주력 제품으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IMF 위기를 극복해 나가던 이 대표에게 2004년 한 차례 더 시련이 찾아왔다. 국내외적으로 선풍을 끌던 1회용 포장 국거리 생산 확대를 위해 공장을 증설했지만 환경시설 허가가 나지 않아 연간 70억원의 매출과 15억원의 투자비를 날렸다.

 

잠시 좌절에 빠졌던 이 대표는 재기에 나섰고 올해 30억원의 휴게소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감자맛바에 이어 오징어맛바 생산을 추진중이다. 일본 업체가 중국에서 생산해 국내에 공급하고 있는 오징어맛바를 군산자유무역지역에서 생산해 국내는 물론 일본에 수출하기로 중국 업체와 협의를 끝낸 상태다.

 

(사)한국전통가공식품협회장을 맡고 있는 이 대표는 일본 주류회사와 제약사로 부터 제공받은 효소 기술을 적용한 막걸리와 전통주를 개발해 일본에 수출하기로 하는 계약도 성사시켰다. 장차 군산의 전통주를 개발한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창업초기 3억여원의 매출을 올리던 농민농산은 몇 차례 고비속에서도 10배의 매출성장을 이어왔다. 농림부 농산물가공산업 육성사업 산지가공업체(95년), 전북도와 군산시 신지식인(99년), 농림부 신지식인(2000년), 전국 식품박람회 우수상(97·99년), 전북도지정 유망중소기업(2003년), 정부 석탑산업포장(2005년), 노동부 클린사업장(2005년), 기술신보지정 벤처기업(2006년) 등 수상실적도 화려하다.

 

'아이디어로 승부를 걸어라'라는 사훈(社訓)을 갖고 있는 농민농산이 앞으로 또 어떤 새로운 아이디어로 향토 중소기업의 긍지와 자긍심을 드높일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