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교에 진학하는 정창호군(17)는 요즘 신이 난다. 그토록 원하던 컴퓨터가 생겼기 때문이다.
“여긴 시골이라 컴퓨터를 대하기가 쉽지 않아요. 그동안 꿈꿔왔던 컴퓨터활용능력 시험을 준비할 수 있어 기뻐요.”
세상으로부터 소외돼 따스한 사랑이 절실한 아동 양육시설인 고창 아모스 요엘원(원장 양향환)의 아이들 60명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매개체가 생겼다.
이달 초 최신형 컴퓨터 7대와 프린터, 책상 등이 어우러진 ‘컴퓨터 공부방’이 마련된 것. 이 공부방은 지난달 22일 자매결연을 맺은 새고창 로타리클럽(회장 김양곤)에서 800만원을 들여 설치했다. 지난해 클럽 회원 100여명이 사랑의 쌀모금 행사를 펼쳐 모은 성금이 아이들의 미래를 밝히는 종자돈으로 쓰였다.
요엘원에 컴퓨터 공부방이 생기자 아이들의 생활도 180도 달라졌다. 밖에서 놀기 일쑤였던 아이들이 요즘엔 컴퓨터 앞에 서로 앉으려고 자리 쟁탈전을 벌인다는 것.
황선영양(19)은 “요즘은 컴퓨터와 인터넷을 하지 않으면 왕따를 당할 정도”라며 공부는 물론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 있는 매체가 생겨 기쁘다고 밝혔다.
컴퓨터가 곧 생활인 아이들에게 새로 생긴 컴퓨터 공부방은 ‘생활 충전소’인 셈이다.
양향환 원장은 “컴퓨터가 없어서 간단한 숙제도 집에서 하지 못했던 아이들겐 큰 선물”이라며 “세상의 작은 관심과 사랑이 컴퓨터가 곧 생활인 아이들에게 그 생활을 찾아줘서 기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