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심야 전주지역 한 찜질방 찾아보니...

고성·취객·애정행각·널려있는 쓰레기...낯부끄러운 시민의식

최근 대형화되고 있는 찜질방이 시민들의 휴식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시설내 무질서가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밤 전주시 인후동의 한 찜질방. 건물 3층의 대규모 공간에는 밤 11시가 넘은 늦은 시각인데도 이용객들로 북적였다. 그러나 다중이용 시설다운 시민의식은 찾아볼 수 없었다.

 

가족과 함께 온 어린이들이 주위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시끄럽게 떠들며 뛰어다녔지만 이를 말리는 부모는 단 한명도 없었다.

 

또 입구에 취객은 입장할 수 없다는 안내문구가 버젓이 적혀있는데도 불구, 술에 취한 50대 중년 남성들이 큰소리로 대화를 나눠 주위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일부 이용객들은 안마기 위에서는 잠을 자지 말아달라는 내용의 안내 문구를 무시하고 다수가 사용하는 기구를 침대로 이용하고 있었고 통로를 막은 채 잠을 청하는 사람도 있었다.

 

시민들의 도덕불감증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남녀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4층 수면실에서는 20대 연인들이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서로 부둥켜 안고 잠을 자고 있었다.

 

이용객 최모씨(40·우아2동)는 “대중이 이용하는 시설임에도 도를 넘어선 젊은이들의 애정행각을 쉽게 볼 수 있다”며 “세상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지킬 것은 지켜야 할 것”이라고 불쾌한 심기를 드러냈다.

 

또 찜질방 구석에는 먹고 남은 음식 찌꺼기와 휴지·수건 등이 어지럽게 널려있어 쓰레기장을 방불케했다.

 

시민 강모씨(39·우아동)는 “주말을 맞아 모처럼 휴식을 취하기 위해 왔는데 주위 사람을 배려하지 않는 일부 이용객들 때문에 오히려 기분이 더 나빠졌다”고 말했다.

 

뿐만아니라 실내 매점에서 구입한 맥주를 마시고 고온의 찜질방 내부를 들락거리는 이용객들도 적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음주 뒤 사우나 또는 찜질방에 들어갈 경우 체내 수분 손실이 심해져 신진대사를 떨어뜨릴 수 있고 심하면 심장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며 안전사고 위험성을 경고했다.

 

김모씨(46·인후동)는 “취객의 출입을 제한하는 찜질방에서 오히려 술을 판매, 이용객들의 안전사고를 방조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