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위원장 등 100여명에 시간외 근무수당 8977만원, 노조가 채용한 여직원 6명 월급 800만원, 노조 차량 17대와 노조간부 개인차량 66대에 차량유지비 1274만원 지원 등 매달 노조에 지원하는 액수가 전체 1억1051만원”
현대자동차가 매달 노조에 지원하는 규모를 계량화해 적시한 어느 중앙일간지의 울산발 기사가 흥미롭다. 일하지 않고도 시간외 수당 받고 차량에 기름까지 공짜인데다, 범칙금도 회사에서 내준다니 노조 간부들에겐 그야말로 지상낙원이다.
성과금 50% 추가지급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간 현대차 노조. 현대차 노조가 '노동귀족'이란 비판에 휩싸여 있다. ‘노동귀족’이란 다른 노동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임금을 받고 사회적, 정치적 특권까지 누리는 노동자 계층의 상층 구성원을 가리키는 말이다. 마치 저임금에다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대표하듯 파업을 일삼고 뒤로는 특혜를 누리며 잇속을 챙기는 사람들이다. 결국 자기 밥그릇 챙기기의 전형이다.
현대차노조의 공식적인 노조 전임자는 90명이다. 하지만 우원식 열린우리당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현대차 노조전임자는 단협에 인정된 전임 및 임시상근자 214명과 대의원 439명 등 사실상 600여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들 전임자는 손에 기름때를 묻히지 않는 노조 내 실세들이다. 평균 연봉 5,000만원이 넘는 고액 연봉자들이어서 '노동귀족'이란 별명을 얻고 있다.
세간의 이런 비판에 대해 박유기 노조위원장은 어느 라디오프로그램에서 "우리보다 연봉이 더 높은 고액 연봉자는 ‘황족’이냐. 노동귀족 표현은 사회적으로 반감을 일으키기 위한 용어로 사용된 것"이라고 반박했지만 노조의 행태를 보면 설득력이 없다. 이헌구 전 노조위원장(2001.9∼2003.12)이 임단협 도중 회사로부터 '협상협조'를 전제로 거액을 받은 혐의가 드러나 어제 구속영장이 청구됐고, 지난해에는 노조창립기념품 납품비리와 취업비리가 검찰에 적발됐다. 이런 사례는 노동귀족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이미 권력화돼 있다는 걸 증명한다. 권력화되면 속성상 저 자신도 모르게 부패하기 마련이라는 걸 왜 모르는가.
대한민국의 대표 노조인 현대차노조가 ‘노동귀족’ 소릴 듣는 건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자세를 낮추고 더 넓은 세계를 바라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