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항만정책도 지역간 균형 고려해야

우리나라의 항만정책이 지역간 빈익빈부익부 현상을 고착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은 이미 여러차례 제기됐다. 하지만 개선은 커녕 더욱 심화되고 있어 문제다.

 

참여정부는 부산신항과 광양항을 국제 물류거점으로 육성한다는 이른바 ‘2항체제’(Two port system) 정책을 세워놓고 이곳에 집중투자하고 있다. 부산신항 123만평, 광양항 161만평을 항만자유지역으로 지정, 오는 2011년까지 부산신항에 30선석, 광양항에 33선석을 확충하고 두 항만에 233만평 규모의 거대한 물류단지를 정비할 방침이다.

 

한마디로 세계의 인력과 물자, 정보와 자본이 모이는 국제물류거점으로 만들겠다는 복안인데 그 핵심지역을 부산신항과 광양항으로 설정해 놓고 있는 것이다. 배후 물동량을 감안한 것이다.

 

이런 정책을 펴다보니 군장항 같은 곳은 찬밥신세이고, 물류업체들은 부산신항과 광양항으로 대거 집중되는 쏠림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갈수록 지역간 항만격차가 크게 벌어질 것임은 불보듯 뻔하다.

 

최근에는 지난해 임대분양을 마친 부산신항 북측배후단지에는 국내외 대형 물류업체 67개사가 입주신청을 했고, 1차 분양을 마친 광양항 동측 배후단지와 공동물류센터에는 각각 3개 업체와 4개 업체가 입주하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항만배후단지 개발종합계획'에 따라 두 항만 배후단지조성비로 1조30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어서 앞으로도 이같은 쏠림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북도에 미치는 불이익도 클 전망이다. 당장 대규모 물류업체를 유치, 군장항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전략이 구두선에 그칠 수 있다. 군장신항만 주변의 물류업체 입주부지는 상대적으로 비싸거나 태부족해 물동량 확보가 여의치 않고, 해수부로부터 배후단지로 지정받지도 못한 상황이니 더욱 그렇다.

 

이런 여건을 방치한다면 어느 세월에 항만배후단지를 조성할 것이며 물류기업들을 유치할 것인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환황해권 전진기지나 대중국 교역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전북도의 주창이 허허롭게 들린다.

 

물류업체들을 이같이 특정지역에 쏠리게 만드는 건 그다지 반길 일이 아니다. 수도권 일극집중 처럼 역기능이 발생하기 마련이고 다른 지역의 항만이 공동화되는 부작용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지역간 균형개발처럼 항만정책도 어느 정도 지역간 균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가 세심히 배려해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