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사람]동전모아 어려운 이웃 돕는 고창 시각장애인 오성수씨

"땡그랑 동전소리 행복 100% 충전"...2003년부터 옷가게 동전함 마련

어려운 이웃들을 돕기위한 옷가게 동전함에 돈을 넣고 있는 오성수씨 부부. (desk@jjan.kr)

한치 앞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이 수년째 모은 동전으로 어려운 이웃과 홀로 사는 노인들을 보살피고 있어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

 

고창군 고창읍 상설시장에서 옷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오성수씨(56·시각장애 5급). 지난 2003년부터 가게 안에 동전함을 마련, 해마다 십시일반으로 모아온 동전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써달라며 성금으로 기탁하고 있다. 지난 19일 군여성자원활동센터에 동전 76만원을 전달한 오씨는 2004년엔 40만원, 지난해엔 110만원을 고창군 등에 쾌척했다.

 

“매일 아침 동전함 옆에 달린 일력을 뜯어내면서 호주머니에 있는 돈을 넣고 있어요. 쨍그랑 소리에 기분이 좋아져 하루 하루가 즐겁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시력이 나빠 눈 앞의 사물만 구별할 수 있다는 오씨가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는 그의 인생역경과 무관하지 않다.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 남의 집에서 머슴살이를 할 정도로 생활이 어려웠던 그는 부인 김순례씨(46)와 결혼한 뒤에도 리어커에서 양말과 내의를 팔며 20여년을 살아왔다는 것. 어렵사리 번 돈으로 작은 옷가게를 낼 수 있었던 그가 불우이웃들의 심정과 형편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이웃사랑을 적극 실천하게 된 셈이다.

 

어머니만 생각하면 눈시울이 뜨거워진다는 오씨는 2004년부터 지금까지 서울 의류도매상에서 방한복 150벌을 사와 노인들에게 나눠주는 등 독거노인 돕기에도 적극이란다.

 

“이웃과 더불어 살 수만 있다면 돈이 많고 적음을 떠나 행복할 수 있다”는 그는 나눔을 실천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옆에서 힘이 되어준 아내 김씨에게 있다고 말했다.

 

다음달 설 명절을 앞두고 노인들을 위해 겨울옷 50벌을 준비했다는 오씨는 늙고 힘이 부쳐 장사를 못할 때까지 동전모으기를 이어갈 계획이란다. 거액의 성금보다는 어려운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을 생활화하고 있는 오씨의 이웃 사랑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지는 날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