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혁당사건' 소설 김원일씨 "무죄 당연한 결과"

"'인민혁명당(인혁당) 재건위 사건'에 연루돼 숨진 사람들은 죄가 없다고 소설에 분명히 썼습니다. 이번 무죄 선고는 사필귀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연한 결과입니다."

 

2005년 인혁당 재건위 사건을 소재로 한 연작소설집 '푸른 혼'(이룸 펴냄)을 출간한 작가 김원일(65)씨는 23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이 사건에 연루돼 사형 집행으로 숨진 우홍선씨 등 8명에 대한 재심 선고공판에서 무죄가 선고된 것과 관련, "이렇게 될줄 알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푸른 혼'은 김씨가 "꿈꾸고 생각할 자유마저 없애겠다며 8명을 사형시킨 인혁당 사건은 군사정권이 저지른 영원히 씻을 수 없는 죄악"이라고 판단하고 이들 8명을 주인공으로 해서 발표한 작품. 김씨는 "아무도 그렇게 중요한 사건을 다루지 않고 있어 할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유가족 몇 분을 취재해 소설을 썼다"고 말하고 "오늘 법정에 가 볼까도 생각했는데 여러분들이 와 계실 것 같아 가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소설을 통해 그 사건이 조작됐고 사망자들이 고문을 당했다고, 그 사람들은 죄가 없다고 강조했다"며 "문학적 판결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숨진 그분들의 입을 빌려 작가로서 말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무죄 선고가 너무 늦었다"면서도 "해방 후 이념이, 생각이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그렇게 불행하게 죽은 사람들이 한두사람이 아니지 않느냐"며 "그 중에서도 대표적 사건이라 할 수 있는 인혁당 사건에 대해 무죄 선고가 나 정말 기쁘다"고거듭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