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미국 침술사는 의사가 아니다 - 김성배

김성배(전주시 한의사회 회장)

요즘 한·미자유무역협상으로 온나라가 떠들썩하다. 물론 좁은 땅에 살면서 수출로 나라을 이끌어 가는 우리로서는 필요한 정책인지 모른다.

 

하지만 요즘 국가간의 거래는 모두 자국의 이익을 대변하여 협상하는게 관례이다. 그래서 협상당국은 우리에게 어떤 것을 개방해야 이익이 될지 미리 점검하고 협상에 임한다.

 

그러나 지난달에 있었던 5차협상에서 예정에 없었던 한의사와 미국 침구사간의 상호 면허인정에 대해 미국측 협상단의 발언으로 우리 한의계에 커다란 실망을 안겨 주었다.

 

그래서 정해년 새해를 맞이하여 새희망에 부풀어 있을때 한의사들이 잠시나마 진료를 소홀히 하고 상경투쟁을 하게 되어 지면을 통해 도민들께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널리 양해를 구하고자 한다. 다만 전북도는 한방병원과 지역별로 응급진료를 할 수 있는 한의원을 지정하여 진료의 공백을 줄이도록 했다.

 

현재 한의사들이 마지막수단인 진료까지 그만두고 집회를 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일반적으로 국민들이 알기에 한미 FTA에서 한의사 개방을 반대하는 것이 마치 자기 집단의 이익에 상반되어서 협상에 반대하지 않나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해를 돕기 위해 몇가지 예를 들어 설명하고자 한다.

 

먼저 미국의 비정규직 의료인인 침술사와 정규직 의사인 한의사의 상호 면허인정은 협상대상이 절대 될 수 없다. 한국의 한의과대학은 학제가 6년제이고 고등학교에서 우수한 인재들이 들어와 열심히 공부하여 국가에서 시행하는 국가고시를 합격하여야 한의사 면허를 얻을수 있다. 그런데 미국의 침술사는 대부분의 3개월에서 3년정도의 학제를 거쳐 민간단체나 주정부정도의 민간단체 시험을 통한 면허다.

 

때문에 침술사는 의사로서의 권한이 없고 독자적으로 진단권 등이 없어 의사로서 미국에서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그런 침술사와 한의사와의 상호 면허 인정은 국치라고 생각한다.

 

만약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국민들도 질적 저하된 한방진료를 받을 수 밖에 없다. 현재 미국은 이런 침술사가 6만명에 달한다. 그 중 동양인이 3만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며칠 전 인터넷상으로 올라온 글에서 미국 동양의학과을 졸업하면 한의사를 국내에서 할수 있다는 식으로 유학생을 모집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또 현재 한약재들중에 농산물로 되어있는 것이 있다.

 

결국은 한의사 개방을 통한 그러한 이익을 보려는 감춰진 속셈이 있는 것 같다. 이번 협상에서도 정부가 자격요건이 같은 다른 전문직종의 개방을 요구 했을때 미국이 왜 반대했겠는가.

 

결론적으로 전문직 자격상호인정의 대전제는 현존하는 자격에 대하여 질적으로 동등하여야 하며 양국간의 보건의료분야의 자격이 질적으로 현격한 차이가 있는 경우에는 이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직접 관련이 된다.

 

침구사 등 저급한 의료인력의 인정여부를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담보로 경제를 논의한다는 것으로 이는 FTA논의 대상이 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혀 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한의사와 미국의 침구사면허 상호인정이 논의 된다면 우리 1만7000명의 한의사는 모든역량을 다해서 투쟁할 것이며 그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지난 6차 협상에서 김종훈 한미자유무역협정(FTA) 협상단 수석대표가 한의사시장 개방 추진 사실을 일축하며 강한 경상도 억양의 사투리로 “쨉이 안된다. 비교가 안될 만큼 못 미친다”고 발언한 말을 믿고 이 글을 맺고자 한다.

 

/김성배(전주시 한의사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