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부사관이 생활이 어려운 이웃의 아이를 6년 동안 친자식처럼 돌보고 있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육군 제55사단에서 보급 급양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오길원(50) 원사가 그 주인공이다.
오 원사는 2001년부터 가정 형편이 어려운 이웃집 아이인 김인규(8.가명)군을 6년째 친자식처럼 키우고 있다.
남편이 곁을 떠나고 아이를 키워낼 경제적 능력도 없다는 인규군 어머니의 딱한처지를 알게 된 오 원사는 갓 돌을 넘긴 인규군을 흔쾌히 맡아 키우기로 했다. 당시 오 원사 자신도 다세대 연립주택에 살며 그다지 넉넉지 못한 살림이었지만평소 알고 지내던 인규군 어머니의 딱한 사정을 외면할 수 없었다.
오 원사는 인규군이 열이 나고 아프면 한밤중에라도 아이를 들쳐 업고 병원을 찾는 등 사랑과 정성을 다해 돌봤다. 혹시라도 '남의 아들이라 소홀한 것 아니냐'는양심의 가책을 스스로 받을까 봐 자신의 자식보다 더 큰 관심과 사랑을 기울였던 것.
인규군은 이 같은 정성과 사랑 덕분에 오 원사 부부를 '아저씨' '이모' 등으로 부르며 밝고 명랑하게 자라 오는 3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다.
부인인 박선신(54)씨는 물론 현재 육군 장교로 근무하는 첫째 아들 오상준(28) 대위와 둘째 오상일(26) 소위의 사랑도 컸다. 특히 오 대위와 오 소위는 휴가를 나오는 날이면 인규군에게 한글도 가르치고 놀이동산 등에 데려가는 등 형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오 원사는 "인규가 명랑하게 잘 자라주고 있지만 초등학교에 입학해 할아버지, 할머니 같은 부모를 두었다고 창피해 할까 봐 또 다른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한때 이웃이었던 인규군의 친어머니는 한 달에 한 번꼴로 아들을 찾아 오지만 인규군을 언제 데려갈지는 아직도 기약이 없다.
오 원사는 "점점 각박해져 가는 사회에서 더불어 사는 삶과 행복의 의미가 무엇인지 한번쯤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며 "인규가 가정이라는 따듯하고 안정적인 울타리 속에서 올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더욱 더 사랑과 정성으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맏형 노릇을 하고 있는 오 대위도 "귀여운 막내 동생이 있어 휴가가 기다려진다"며 "아버지의 사랑과 헌신의 모습을 부하들에게 실천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동안 몇몇 이웃들만 알려졌던 오 원사의 선행은 우연히 부대에도 전해져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오 원사는 자신의 선행이 소개되는 것에 난감해 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소외된이웃에 관심을 기울여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데 동참해주기를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