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소음·진동 못살겠다" 덕진터널 발파에 신음

전주 왜망실마을 주민들, 현장과 20여m 거리 건물 균열도 호소

5일 전주시 우아동 왜망실 마을 주민이 전주 광양간 고속도로 제2공구 현장에서 발생하는 발파음과 진동 등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이강민기자 이강민(lgm19740@jjan.kr)

“터널공사장에서 폭발음하고 진동이 느껴질 때면 마치 지진이 난 것처럼 깜짝 깜짝 놀라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전주시 우아동 왜망실 마을 주민들이 인근 공사장에서 발생하는 발파음과 진동 등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전주 광양간 고속도로 제2공구 현장인 이 마을 입구에는 지난달 10일부터 총 연장 1km의 ‘덕진터널’을 뚫기 위한 발파작업이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하루 3~4차례씩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발파작업 시작 뒤 공사장 인근 주민들의 집 안벽에 금이 가거나 주방의 타일이 떨어지는 등 진동으로 인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공사현장과 불과 20여m 떨어진 곳에 있는 한 음식점은 내부의 균열은 물론 진동과 소음으로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겨 영업에 큰 지장을 받고 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기원씨(61)는 “88년부터 이곳에서 닭과 돼지 등을 키우다 2004년 그린벨트가 해제돼 평생의 소원이었던 ‘가든’을 2005년에 열었는데 불과 1년여만에 고속도로 건설 공사가 시작되면서 장사를 할 수 없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가게 내부 10여 곳에 균열이 생기는 등의 피해로 인해 너무 신경을 쓴 나머지 스트레스를 받아 최근부터는 정신과 진료까지 받고 있는 실정”이라며 호소했다.

 

마을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정선웅 목사(45)는 “잠을 자던 아이들이 발파 진동에 놀라서 잠에서 깨는 일이 다반사”라며 “동네 주민들에게 물어보니 벽에 금이 가고, 조립식이나 흙집 등에 사는 사람들은 진동으로 인해 매일 불안에 떨면서 생활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 목사는 또 “공사장 인근 주민들의 집이 공사가 시작된 뒤 무너지기 시작했다면 관계자들이 마땅히 현장에 나와 조사도 해보고 해야 하는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사 관계자는 “매일 공사장 인근에 대한 소음과 진동에 대한 계측 작업을 벌이고 있는데 환경부가 고시한 기준치를 초과하지 않는 선에서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며 “발파작업으로 인해 주민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 객관적으로 입증된다면 보상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우아동 왜망실에는 아중, 아하, 용계, 재전마을 등 4개 마을에 75가구 250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