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수혈용 혈액이 달리면서 도내 의료기관마다 수술일정을 미루는등 심각한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수술등에 차질이 생기자 일부 병원의 의사와 간호사등이 팔을 걷어붙이고 헌혈에 나섰지만 근본적 해결방안이 되지 못할 것임은 뻔한 일이다.
혈액 수급의 악화는 헌혈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학생들이 방학을 맞는 매년 겨울철마다 되풀이되는 상황이지만 이번 겨울에 더욱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헌혈자 수의 지속적인 감소 추세는 혈액난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도내의 경우 지난 2000년에는 16만4244명이 헌혈에 참여했으나 지난해는 11만8604명에 그쳤다. 매년 1만명 정도씩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6년 사이에 4만5640명(27.7%)나 줄어든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혈액부족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될 것임을 보여주는 수치이다.
헌혈자의 감소 원인으로는 도내 인구가 계속 줄어든데다 헌혈자의 60%를 차지하는 학생층이 취업난등을 겪으면서 봉사하고 남을 배려하는 의식이 점차 희박해진 탓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철저한 혈액관리를 위해 문진(問珍)을 강화하고, 말라리아 위험지역 여행자를 비롯 빈혈이나 약물복용에 따른 헌혈 부적격자가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장기적으로 볼때 인구 노령화에 따라 혈액 수요는 증가하는 반면 헌혈자원은 감소할 것은 분명하다. 또 신종 전염병이나 약물등에 따른 혈액 위험요인 증가로 혈액수급은 한층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혈액당국은 건강한 등록헌혈자의 헌혈을 활성화시키고 채혈 인프라 개선등 원활한 혈액수급 관리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국민들도 혈액부족을 공동체 전체의 문제로 인식하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 절박한 상황에 처한 타인을 살릴 수 있고 자신이나 가족에게 위급한 일이 닥쳤을 때 떳떳하게 도움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이 헌혈이다. 지금 같은 혈액부족 사태를 해결하는 길은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뿐이다. 헌혈이야 말로 가장 높은 차원의 ‘사랑나눔 실천’이라는 인식의 확산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