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부터 본란 필진으로 정창석 건축사가 새롭게 참여했습니다. 정 건축사는 '건축담론' 타이틀로 기존 필진인 강대호 교수의 건축단상과 최상철 건축사의 건축이야기와 함께 건축관련 이야기를 해박한 지식으로 재미있게 풀어내 본란이 더욱 알차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편 정 건축사는 1962년생으로 신흥고와 전북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했으며 1993년 건축사시험에서 수석합격했다.
-편집자주
미셀 푸코는 권력으로 우리의 사회를 설명하면서 대중들의 권력을 양도받은 소수 권력대행자의 주체적 권력이 아니라 대중들의 관계가 만들어가는 권력으로 사회를 설명하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이 가지고 있는 힘의 분량이 사회의 모든 분야를 자본의 방식으로 움직여 가고 있는 기계장치 같다는 것을 누구나 실감하고 있다.
우리는 대중으로부터 양도된 권력의 주체가 되어버린 소수의 사람들이든, 거대한 자본주의이든 작동되는 기계장치의 한 부분으로 숨막히도록 짜여진 사회 속에서 살아가라고 요구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명분이라는 이름도, 정의라는 이름도, 인간적이라는 이름도 없어 보인다.마치 매트릭스에서 네오가 운명적으로 정해진 매트릭스에서 시스템의 통제를 부정하며 사랑(자유)를 찾아가듯 우리사회에서 자유를 찾아 가는 사람들이 선망의 대상이 되어 가고 있다. 올바른 생각을 가지고 유목적 삶을 살아가는 소수자는 찾아보기 힘들어지고, 권력의 주체가 된 소수자는 매스미디어를 통하여 매일 매일 보게 된다. 이 시점에서 우리의 삶은 현 사회가 유지하는 코드화된 구조속에서 살아가든지, 유목적 일탈을 꾀하든지 해야 할 판이다.
다시 건축물의 설계제도에 대해 논해보아야 할 것이다. 제품을 만든다든가 일을 계획해가는 과정에서 계획과 설계는 필수적인 것이다. 반복적이지 않고 한번 시행되면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라면 누구라도 한번 더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실수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건축도 되돌리기 어려운 제품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감성을 중시하는 고객들의 기호에 따라 많은 디자이너들을 통해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어가는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에 부응하기 위해 전문성을 갖으려고 무진애를 쓰며 노력하는 분야 중 하나이다. 사회는 전문화 되고 전문적인 다양한 분야의 인력을 필요로 하는데 우리 건축 시장의 경우는 제도와 자본의 힘 앞에서 무력해 지고 있다. 최근 정부는 건설업에 설계업을 단계적으로 허용하겠다는 방안을 내어놓고 있다. 소위 건설관계자들간의 밥그릇싸움을 붙이겠다는 의도로 읽혀진다. 겉보기는 시장 구조에서 살아남을 사람은 살고 갈사람은 가라는 의도이다. 그러나 속사정은 그렇지만은 않은 듯 싶다. 대중들이 좋은 정치를 위해 자신의 권력을 양도한 정치인이나, 사원들의 권력을 양도받은 기업의 장들이나 크기의 차이는 있지만, 자신의 권리를 양도한 대중들의 마음을 헤아려서 명분있는 대의를 가지고 옳은 판단을 하는 사람이 되어주어야 할 것 같은데, 이익의 창출이 대의 명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 않는가 생각이 더 앞서게 된다.
물론 설계자 없이 물건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경험과 우연이라는 용어를 생각해 보면 가능한 일이다. 건축을 경험과 우연에 의지해 만들어 가는 것의 잘잘못이 아니라. 건축분야 전반에 걸쳐 전문가 집단들과의 협업의 문제를 넘어 대형화되어 있는 몇몇 기업의 놀이라면 그 후에 있을 후유증은 누구의 몫이 될 것인지 궁굼하다
건축을 예술이라고도하고 문화라고도 한다. 한때 드라마의 배경이 되어 멋있는 분야로 인식되었던 때가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전문적인 지식을 갖기 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무척이나 힘이드는데 결과로서 얻는 대가가 적어서 후배들이 기피하는 분야가 되어가고 있고 업계의 열악함은 악순환의 고리로 이러지는 것이 건축설계의 현실이 되었다.
설계자를 선택하는 것이 시민의 몫으로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이 시대적인 것이다.
필자로서 바람은 온갖 오물을 받아 들이고도 언제한 일정한 염도를 유지하고 있는 바다와 같은 넉넉함이 있는 시민들의 올바른 판단이다.
/예림건축사사무소 건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