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의 고장 임실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진 주인을 구한 의로운 개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6일 임실군 삼계면 학정리 사구시마을에 사는 김양임씨(60)는 집에서 50분 거리에 있는 보건지소에 다녀오다가 길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아침을 먹지 않은데다 지병인 당뇨로 인해 몸이 많이 피로했기 때문.
자신이 입고 있던 웃옷을 벗어 바닥에 깔고 누운 김씨는 그때부터 정신을 잃고 일어나지 못하고 사경을 헤매기 시작했다. 김씨의 곁에는 주인을 따라 나섰던 ‘백구’ 뿐이었다.
김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지 한참이 지나도록 정신을 차리지 못하자 백구는 그때부터 지나가는 차량을 향해 짓기 시작했다. 백구는 그 동안에도 김씨의 입과 얼굴, 귀 등을 계속 혀로 핥았으며 이로인해 김씨는 미약하나마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김씨는 자신의 손을 빨던 백구가 갑자기 손가락을 깨무는 것에 놀라 의식을 차릴 수 있었지만 몸을 움직일 수는 없었다.
그렇게 쓰러져 있을지 5시간 정도가 지나고 오후 5시께 때마침 운동을 위해 이곳을 지나던 아랫마을 박성자씨(45·삼계면)가 김씨를 발견, 응급처치를 한 뒤 병원으로 옮겨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박씨는 “길을 지나는데 개가 짓고 있어 발걸음을 옮겼더니 아주머니가 쓰러져 있었다”며 “주인의 곁을 떠나지 않고 계속해서 짓던 개 때문에 아주머니가 목숨을 구한 것 같다”고 전했다.
김씨는 “평소 밭일을 하거나 동네에 놀러 가면 항상 기다렸다가 함께 집에 돌아오던 백구가 없었다면 이렇게 살아 있지 못했을 것”이라며 “앞으로 내 밥을 나눠먹으면서 평생 백구와 함께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백구는 김씨의 남편 엄성기씨(58)가 지난해 봄 오수에 사는 친구로부터 선물 받아 길러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