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칼럼] 열린우리당을 떠난 이유 - 강봉균

강봉균(국회의원)

지난 2월6일에 열린우리당 소속 23명의 국회의원들이 당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전북 출신 의원들 중에서는 본인과 이강래 예결위원장, 조배숙 문광위원장이 함께 탈당하게 되었습니다.

 

정세균 차기 당의장과 장영달 원내대표는 당을 지켜야 할 중요임무를 맡게 되었기 때문에 떠나는 사람들을 섭섭하게 생각할 것입니다.

 

그분들에게는 미안한 일입니다.

 

탈당한 측이나 잔류한 측이나 열린우리당으로는 금년 대선에서 희망이 없다는데 전혀 이견이 없습니다.

 

그래서 국민통합신당을 창당해야 한다는 목표도 동일한 것입니다.

 

서로 다른 점이 있다면 탈당파는 열린우리당 중심의 통합신당창당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고, 잔류파는 그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최근에 있었던 고건 전 총리의 중도하차에서 귀중한 교훈을 얻어야 합니다.

 

한나라당과 대적해 볼 만한 범여권 대선주자의 한 사람으로 고건 총리를 생각했던 국민들이 적지 않았고 특히 전북도민들은 많은 기대를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고건 총리도 무조건 여권후보가 되는 것이 아니라 국민경선이라는 절차를 통해 국민지지도를 검증받아야 했습니다.

 

그러나 고건 총리도 열린우리당 간판이나 색깔로는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던 것은 분명합니다.

 

현재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어떤 인물에게 물어봐도 대답은 같을 것입니다.

 

열린우리당으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당 잔류파들이 주장하는 열린우리당 중심의 통합신당창당은 의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열린우리당의 근본문제는 민심이 당을 떠난 이유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규명해 내지 못한다는데 있습니다.

 

작년 5.31지방선거 참패 직후 저는 우리당의 정책기조 변화를 주장하는 보고서를 만들었지만 당 지도부는 받아드리지 않았습니다.

 

어떤 분들은 개혁이 덜 되어서 지지도가 하락했다고 주장했고, 어떤 분들은 민생과 동떨어진 개혁만 외치다가 민심을 잃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렇게 우리당은 서로 남에게 핑계를 대기만 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현재도 크게 잘못한 것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고, 특히 경제는 부끄러울 것이 없게 잘 운영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 노무현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은 없어져서는 안 될 정당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당 지도부가 생각하는 통합신당 창당도 내심으로는 동의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열린우리당은 변화되기 어려운 것이고, 변화되지 않고 국민지지도가 회복될 가능성은 없는 것입니다.

 

국민지지도가 회복할 가능성이 없는 정당에 어떤 훌륭한 새 인물도 참여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 당을 떠난 사람들은 변화의 목소리를 낼 것입니다. 그동안 노대통령의 고집과 당내 이념성향의원들 때문에 실현 시키지 못한 변화를 우리가 중심이 돼서 바꿔나갈 것입니다.

 

중산층을 불안하게 만들고 서민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개혁은 결국 국민을 위한 개혁이 아닙니다.

 

개혁을 위한 개혁은 국민을 분열시키는 부작용만 초래 할 뿐입니다.

 

이번에 탈당한 의원들 중에는 좌우극단을 경계하고 중도노선을 걷는 사람들이 대다수입니다.

 

물론 중도노선이라고 하더라도 한나라당처럼 중도보수가 아니라 중도개혁 노선을 지향할 것입니다.

 

한나라당처럼 개혁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아직도 우리나라는 선진사회가 되려면 고치고 바꿔야 할 것이 산적해 있기 때문입니다.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잘사는 사회를 만들어야 하고, 어려운 계층을 돌보는 사회안전망도 계속 확충해야 할 것입니다.

 

노사관계도 이래서는 안 될 것입니다.

 

특히 남북협력은 목적이 분명해야 합니다.

 

무조건 도와줄 것이 아니라 북한 정권이 변화하도록 촉구해서 주민을 굶주리지 않도록 하는데 더 신경을 쓰라고 요구해야 한다는 얘깁니다.

 

핵무기나 미사일 같은 대량살상무기를 아무리 개발해도 굶주리는 주민이 자꾸 늘어나면 체제불안은 더 커지고, 그것이 바로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요인이 되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 경제는 잘 나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서민경제를 살리는데 좀 더 애쓰는 자세가 필요한 것입니다. 서민경제가 어려운 것이 과거 정권 때문이라는 핑계는 잘못된 것입니다.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은 정계 개편 등에 신경 쓰지 말고 민생과 같은 국정현안에 몰두해야 합니다.

 

힘들더라도 국민통합신당을 만드는 큰길을 가려고 합니다.

 

그래서 한나라당에게 정권을 내주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도민 여러분의 격려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강봉균(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