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 '낙천주의 예술가'

희망에 대한 믿음...다니엘 리베스킨트 지음

나는 뭘 못 버린다. 책은 더 못 버린다. 그래서인지 살림살이 중에서 책이 많은 편이다.

 

책을 들여놓는 것이 나의 큰 즐거움인데 읽는 것도 그렇지만 책의 첫 장에 내 생각을 한마디 써넣는 재미가 더 크다.

 

2006년 12월에 만난 다니엘 리베스킨트의 '낙천주의 예술가' (마음산책 펴냄)에는 이렇게 써있다. "안도 다다오가 좋지만 다니엘 리베스킨트도 좋은거지 -손내옹기장 이현배"

 

처음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지은이 다니엘 리베스킨트가 안도 다다오의 건축미학 비평자 중의 한 사람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같은 책에 실린 모더니스트에 대한 비평 "가장 본질적인 요소만을 남겨놓고 나머지는 모두 제거해버린 그 과격함은 가히 폭력적이다. 그 적나라함이 우리를 공격하고 섬뜩하게 만든다. 우리를 주눅 들게 만든다”라는 말에는 모던한 건축을 좋아하던 나 자신도 당혹스러웠다.

 

그이 이름을 처음 듣게 된 것은 9.11테러로 사라진 세계무역센터의 그라운드 제로 재건축 설계공모의 당선자로 언론에 소개되면서부터였다. 그러다 이 책을 통해 그의 설계가 담아내고자 하는 것들, 뉴욕시의 기저를 설계의 바탕을 삼아가는 과정을 읽게 되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을 짓게 되었다.

 

근래에 하는 일보다, 일에 대한 생각이 더 많은 나 자신에 당황해 하고 있었던 터라 나 자신이 무엇을 잊고 살고 있는 지 알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다니엘 리베스킨트을 좋아하게 된 이유다.

 

건축가는 어떤 직업의 사람들보다 낙천적이어야 한다고 말하는 리베스킨트, 그만의 무기인 낙천성과 희망에 대한 믿음으로 그라운드 제로에 생명을 불어넣고 있듯이 옹기장이도 흙과 땅과 사람에 대한 이해를 더욱 깊게 하여 그야말로 맛있는 옹기를 빚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이현배(진안 옹기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