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화방을 운영하며 도내 미술계의 든든한 후원인으로 활동해왔던 이승갑씨가 지난 17일 교통사고로 별세했다. 향년 57세.
경남 밀양출신인 고인은 1976년 전주로 이전, 이듬해 ‘전북화방’을 열면서 미술계와 인연을 맺었다. 고인은 화가들에게 화구용품과 액자 등의 창작후원활동을 해오면서 전북화방을 미술인들의 사랑방으로 제공했다. 93년에는 예술기획 ‘예향’을 창립해 ‘전북지역 중진작가 초대전’ ‘겨울산하전’ 등의 전시회를 열기도 했으며, 94년에는 ‘전라미술상’을 제정해 도내에서 활동하는 우수작가들에 매년 300만원의 창작지원금을 후원해왔다. 전라미술상은 지난해까지 열두명의 수상작가를 배출했다.
원로미술가를 예우하는데도 앞장섰다. 신년이면 65세이상 원로화가를 초청해 신년하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김치현 전라미술상 운영위원장은 “고인은 온후한 성품으로 미술인들뿐 아니라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늘 베푸는 삶을 살아왔다”고 말했다.
서양화가 유휴열씨는 “고인에게 외상값 없는 미술인이 있을까 싶다”며 “도내 미술인들에게 아낌없는 후원을 해온 예술을 사랑하는 이였다”고 회억했다.
19일, 장지인 정읍 화신공원묘지에는 도내 미술인 70여명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현순씨와 아들 종훈, 딸 연지씨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