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강력한 최음제는 사랑 - 황준하

황준하(메디포앤 남성의원 원장)

한 5-6년쯤인가? 마약을 최음제인줄 잘못알고 복용했다가 쇠고랑을 찼었던 여자연예인이 있었다. 그녀는 내연남과 함께 술에 마약을 타서 마신 혐의로 기소되었는데 검찰조사에서 “최음제라고 생각했지 히로뽕 같은 마약류라는 사실은 몰랐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아무튼 이 일로 인해 최음제는 단연 화제가 되었다.

 

유독 우리나라는 정력제나 강장 보조제에 대한 맹신이 크다. 최근에도 최음제가 섞인 불법 밀수의약품이 단속에 걸렸다는 등, 또는 이를 불법으로 판매하는 사이트가 기승을 부려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는 등의 기사가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최음제는 성감을 자극하고 성욕을 촉진하는 모든 것을 말한다. 이 말은 고대 그리스의 사랑과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에서 유래하였다. 역사적으로도 최음제로 사용되었던 것들을 살펴보면 자그마치 6백여 종이나 된다고 한다. 고대 그리스의 완두콩에서부터 로마 시대의 당근이나 순무, 그리고 중세의 인체의 모양을 한 흰독말풀의 뿌리, 그리고 17세기 프랑스에서는 초콜렛을 사용한 요리가 최음제가 된다고 여겼다. 현대에 이르러서도 효과가 있는 최음제를 찾는 노력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최음제는 ‘성 억제를 푸는 것’과 ‘성욕을 높이는 것’으로 나뉜다. 알코올과 마리화나·아편·헤로인 등의 중독성 있는 약물은 성의 억제를 푸는 역할을 하고, 남성 호르몬 분비나 이를 촉진하는 해구신 등 같은 식품은 성욕을 높인다. 그러나 문제는 부작용이다. 특히 마약류는 더더욱 문제가 된다.

 

알코올이 심리적 긴장을 완화해 소심한 사람에게는 성욕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는 하지만 발기력과 쾌감을 감소시키는 역작용도 있다. 마약의 부작용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성기능을 감소시킬 뿐더러 환각, 환청, 뇌신경 마비, 신경계 교란, 신경쇠약, 그리고 후유증에 의한 사망을 일으킨다. 법으로도 강력한 규제를 가하고 있어 제조, 소지, 판매, 복용 등 관련된 모든 행위가 불법이므로 잡혀갈 각오가 없다면 아예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결론 삼아 말한다면 지금까지 알려진 거의 모든 최음제는 성적 반응에 대한 생리학적 효과가 기대치만큼 크지 않다고 할 수 있으며, 일부 환자들로부터 초기에는 욕망의 증진 효과를 보았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효과가 반감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초기의 효과 또한 일시적인 심리효과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고 볼 수 있다.

 

비아그라나 시알리스 등 최근에 새롭게 개발되고 있는 발기부전 약들도 또한 최음제는 아니다. 이와 같은 발기 개선제는 신체 반응, 즉 발기 유도로 욕구를 부르는 반면 최음제는 정신적인 욕망을 자극하고 거든다는 것이 차이점 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발기 개선제는 성적 흥분을 전제로 해서 발기에 문제가 있을 때 발기 촉진이나 발기의 지속, 오르가슴 증진 등의 작용을 가지는 제한된 적응증을 가진 전문 의약품이다. 따라서 이를 정력제로 잘못 알고 복용해서는 안 되며 더더욱 함부로 남용을 해서도 안 된다.

 

너무 교과서적인 얘기만 한다고 탓할 수도 있겠지만 비아그라나 시알리스 그리고 자이데나 등 발기부전 개선제는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되어 있다. 이마저도 중국산이다 뭐다 해서 가짜가 판을 치고 있는 세상이다. 부작용이 걱정되는 그것들보다 차라리 싸고 안전한 최음제를 활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인간의 오감이 그것이다. 색상은 또 다른 최음제다. 홍등가의 불빛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청각도 중요하다. 영화 정사 장면의 배경 음향은 바닷가 파도소리나 폭포소리, 소나기 내리는 소리 등이다. 이는 자율신경계를 긴장시켜 맥박증가, 혈압상승 등을 일으켜 흥분을 고조한다. 냄새와 촉각도 한몫 단단히 한다. 그러나 그 어느 것 보다도 강력한 최음제는 진정한 사랑이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파트너라면 눈빛만 봐도 떨리지 않겠는가?

 

/황준하(메디포앤 남성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