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칼럼] 통합신당의 창당 전망 - 강봉균

강봉균(국회의원)

대통령선거가 10개월도 채 남지않은 시점인데 범여권에서는 대선후보가 누가 될지 조차 오리무중이고 야당인 한나라당 대선주자들의 행보만 연일 언론을 장식하고 있다.

 

한나라당 집권을 탐탁치않게 생각하는 국민들로서는 갑갑한 노릇이다. 한라나당의 대선주자 중 이명박씨는 45%, 박근혜씨는 25% 수준의 지지도를 유지하고 있으니 여론조사 대상 국민들의 70%가 한나라당 후보들에 관심을 두고 있는 형국이어서 다음 정권은 한나라당에 다 넘어간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언론은 한나라당 주자들 간의 내부갈등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고 이명박, 박근혜씨의 과거 행적들이 들어날 때 국민지지도가 어떻게 곤두박질을 칠 것인가가 큰 흥미 거리가 되어있다.

 

오늘날 한나라당 일변도의 대선국면은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실패에 대한 국민들의 반발심리 때문인 것이지 한나라당 예비후보들이 꼭 마음에 들어서가 아니라는 점에서 금년도 대선은 예측할 수 없는 변화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한편 열린우리당은 국민들의 지지도가 10% 수준으로 추락하였기 때문에 이대로는 전혀 희망이 없다는 자체진단이 이미 내려졌던 것이다. 그래서 당을 해체하고 통합신당을 만들어야 한다는데 대체로 공감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명백한 현실을 무시한 채 열린우리당이 없어져서는 안될 정당이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고집이 문제를 일으킨 것이다. 그래서 열린우리당 내 노대통령을 추종하는 사람들은 통합신당을 만들더라도 열린우리당 중심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여 당을 해체하는 것에 반대하게 된 것이다.

 

노 대통령이 탈당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열린우리당에 대한 집착은 여전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문제는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이다.

 

진정한 의미에서 통합신당 창당은 열린우리당에 대한 집착을 완전히 포기하는데서 출발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열린우리당을 탈당하게 되었고, 그중 23명의 지역구 의원들이 이른바 「중도개혁 통합신당 추진모임」이라는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게 되었던 것이다. 탈당그룹은 분명한 두가지 입장을 갖고있다.

 

하나는 열린우리당에 엉거주춤하게 남아 있으면서 통합신당을 만들겠다는 것은 어떤 정치세력의 호응도 받지 못한다는 확신인 것이다.

 

또 하나는 종래 열린우리당처럼 이념적으로 좌편향된 노선으로는 다음 정권을 맡을 수 없다는 확신이다.

 

열린우리당에 잔류해 있는 사람들 중에는 20~30년 전의 구시대적 좌파이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섞여있다. 이분들이 통합신당에 들어와 이념갈등을 또 만들어 내면 국민들은 열린우리당과 통합신당이 무슨 차이가 있는가 의문을 제기할 것이 분명하다.

 

우리가 집단탈당을 결행 한지 이제 한 달이 되었다.

 

국민들중에는 탈당그룹의 움직임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걱정을 한다. 그러나 통합의 기운이 서서히 꿈틀거리고 있기 때문에 조급할 필요가 없다. 우선 민주당과의 통합은 민심의 동향이 매우 중요한 변수인데, 광주전남이나 전북의 민심은 통합신당을 반드시 만들어야 하고 통합신당은 노대통령의 영향을 받지 않는 정당이어야 한다는 것이므로 통합상대는 탈당그룹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이다.

 

민주당의 전당대회가 4월 3일로 잡혀 있기 때문에 이를 전후로 가시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다.

 

통합신당은 정책노선으로는 중도개혁세력의 결집이 될 것이고 지역적으로는 호남과 충청권이 중심이 될 것이다. 충청권과도 물밑대화가 진행되고 있다. 정당 간의 통합 이외에도 대선후보 물망에 오르내리는 인사들도 결국 열린우리당이 아닌 탈당그룹과의 제휴에 관심이 있을 뿐이다.

 

향 후 2개월이 지나면 통합신당의 밑그림이 완성되어 지면위로 떠오르게 될 전망이다.

 

/강봉균(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