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 스포츠과학과 신입생들이 지난 2일 바람 불고 비가 내리는 가운데 대학정문 앞에 속옷 차림으로 내몰린 채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보도돼 파문이 일고 있다. 소위 ‘신입생 신고식’을 치른 것이다. 또 학교체육관에서 어깨동무를 하고 얼차려를 받는 장면도 공개되었다. 이번 일이 공개되자 자연대학장과 학과장 등은 사과문을 발표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나아가 학과장은 사퇴수습후 책임을 지고 보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이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스포츠과학과 학생들과 함께 2박3일간 신입생 환영회에 다녀온 체육교육과 수석 입학생이 등록을 포기하고 말았다. 학생의 말은 놀랍게도 “이것은 대학생활이 아니라 지옥이다”였다. 언론에 보도된 것은 ‘맛보기 수준’이며 일상화된 불시소집과 단체기합, 군대식 말투 등 강압적인 분위기로 인해 학교를 다닐 수 없다는 것이었다. 또 매일 새벽 집합해 훈련과 기합을 받고 저녁에는 마라톤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시대를 역행하는 군대식 문화의 잔재가 대학에 남아 있는 것이다. 마치 신병훈련을 마치고 자대에 배치돼 상관에게 신고하는 의례와 비슷하다. 여기에는 강압적 분위기 뿐 아니라 폭력적인 언행, 심지어 일부 구타까지도 뒤따르게 마련이다.
이번 사태는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동안 공공연히 자행되던 일이 이번에 드러났을 뿐이다. 또 비단 전북대만이 아닐 것이다. 서울의 사립대에서도 일어났고 다른 대학에도 비슷한 행태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억울해 할 일이 아니다. 잘못된 일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반인권적인 ‘오리엔테이션’ ‘신입생 대면식’ ‘신고식’은 사라져야 마땅하다. 희망과 생동감이 넘쳐야할 대학 신입생들에게 강압적인 체벌이 될 말인가. 체벌로 질서가 잡힌다면 그것은 이미 대학의 선후배 관계가 아니다. 오히려 내면적으로는 인간관계를 해치는 일이다. 대학이 이번에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다른 방식의 강압적인 행위가 다시 일어날 소지가 충분하다. 미봉책에 그치지 않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