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사람] "배움 열정 있으면 새 세상" 50살 대학생 이영숙씨

전주주부학교 다니며 2년만에 대학입학

남편과 두 아들의 전폭적인 지지로 2년 동안 한 눈 한번 팔지 않고 주부학교와 집을 오가며 검정고시를 연이어 합격할 수 있었다는 이영숙씨. (desk@jjan.kr)

꽃샘 추위가 누그러들고 봄기운이 꿈틀대던 12일. 전주시 금암동 전주주부학교(교장 박영수)에서는 작은 졸업식이 열렸다.

 

올해 졸업생은 중학과정 25명과 고등과정 35명. 화려한 졸업식장은 아니지만 곱게 차려입은 한복은 어느 졸업식장 보다 화사했고, 기쁨의 눈물로 가득 찼다.

 

“91년부터 13년간 모자보건센터에서 도우미로 일하면서 자신이 배운 지식으로 남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들이 참 부러웠어요. 언젠가 나도 저렇게 살고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제 그 꿈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니 기뻐요.”

 

아들과 남편의 축하를 받으며 행복해 하는 이영숙씨(50). 그는 대학 새내기다.

 

2005년 입학해 검정고시로 중학과정을 1년 만에 마치고 이어 고등학교 과정도 거뜬히 합격, 올해 벽성대학 케어복지과에 입학했다. 한 번에 통과하기 어려운 검정고시를 연이어 통과하기란 쉽지 않은 일. 그는 “힘겨운 세상살이에도 배움에 대한 미련을 떨칠 수 없었다”고 말했다.

 

13년 동안 다닌 직장을 허리 디스크 수술로 접어야 했던 이씨를 주부학교로 이끈 것은 남편이었다. 남편과 두 아들의 전폭적인 지지로 2년 동안 한 눈 한 번 팔지 않고 주부학교와 집을 오갔다. 그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과목은 녹음해 수차례 반복해 들었지만, 수학은 도무지 이해가 안 돼 애를 먹었다”며 “복습을 도운 아들과 노트정리를 잘하는 지순자 언니의 도움이 컸다”며 웃었다.

 

“서로 격려가 된 동급생과 주부학교가 있었기에 희망을 가질 수 있었어요. 한 발짝만 내딛어 보시면 새로운 세상이 보일 겁니다.”

 

그는 기회가 되면 배워서 남 주는 공부, 사회에 보탬이 되는 공부를 위해 4년제 대학에 편입하고 싶다고 말했다.

 

졸업장도 따고 건강도 회복한 이씨. 임시직이지만 전에 다니던 모자보건센터에 다시 취직해 일과 공부를 병행할 수 있게 됐다. 대학에 진학한 12명의 졸업생 중 유독 그의 기쁨이 큰 이유이기도 하다.

 

봄 들녘의 농부들처럼 부지런해 보이는 그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전주주부학교 063) 271-6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