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선원은 스코틀랜드를 떠나기 전 창고에 갔다가 잠깐 머무르던 사이, 다른 동료직원의 실수로 밖에서 냉동실 문을 잠궈 버렸기 때문에 꼼짝없이 갇히게 되는 신세였다.
물론 창고 안에는 충분한 양의 음식이 있었지만, 선원은 자기가 금방 얼어 죽고 말 것이라는 절망감 때문에 음식을 먹을 생각도 하지 못하고, 손가락에서부터 발가락, 그리고 차츰 온몸이 얼음덩어리로 굳어져가는 것을 느끼면서, 그러한 상황을 기록하며 죽어갔다.
항해가 끝나고 포르투갈에 도착하여 냉동실 문을 여는 순간 싸늘한 시체와 함께 벽에 쓰여진 시간대별 참혹했던 기록을 읽은 주위 사람 모두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냉동실 온도는 영상 19도였고 그 선박은 포도주 운반 임무가 끝나 냉동실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음에도 선원이 얼어 죽었다는 것을 그들은 믿을 수 없었고, 이해할 수도 없었다.
이러한 불가사의한 역사적 사실에서 볼 수 있듯이 인간의 상상력은 존재하지 않은 것을 존재하게 하고 가상의 것을 현실이 되게 한다.
특히 현대를 살아가는데 있어 상상력은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면서 경쟁력의 원천이 된다.
이러한 상상력을 가공할 위력으로 현실화시킨 예가 바로 중동의 사막 두바이다.
허허벌판 4,270만평에 50억 달러를 투입하는 중동의 디즈니랜드를 꿈꾸는
두바이랜드와 1,5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실내 스키장, 인바운드 관광객 연간 1억명을 목표로 한 원대한 관광정책등, 두바이는 석유에만 의지해온 나라임에도, 장차 석유문명이 고갈될 것이라는 재앙적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감히 상상할 수 없는 목표를 세워 오늘의 기적을 이루었고, 세계의 허브로 거듭나고 있다.
2011년까지 두바이 경제의 석유의존도를 0%로 하겠다는 그들의 야심찬 프로젝트는 상상력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일찍이 에디슨이 초등학교 중퇴에다 귀머거리라는 신체적 조건을 극복하고 마침내 세계최초로 축음기와 전구를 발견할 수 있었던 것, 역시 상상력의 산물이었다.
미국 역사상 가장 젊은 대통령이자, 미국인들에게 영원한 우상인 J. F케네디
가 불과 3년여 짧은 재임에도 그 어느 대통령보다 위대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는 것도 남다른 상상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1961년 그는 “70년대가 오기 전에 인류를 달에 착륙시키겠다”는 목표와 꿈을 국민들에게 심어주고 실천함으로서, 결국 그러한 상상력은 그 당시까지 소련과의 경쟁에서 열세였던 군사력을 순간에 역전시킬 수 있는 발판이 되기도 했다.
이처럼 상상력은 바로 인류가 오늘날 까지 역사를 만들고 이끌어온 힘이되고 있다.
공직자도 이젠 서비스나 잘 하고 성실하다는 것 만으로는 21세기 개방화시대에 생존할 수도, 경쟁할 수도 없다.
창조적 발상과 도전정신, 문화적 마인드, 경영이념으로 무장해야한다.
창의적인 공무원이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음은 물론 국민에게 신뢰와 사랑을 받기 때문이다.
국민이 국가나 자치단체를 쇼핑하는 시대에 공직자가 철저히 준비하고 국민에게 신뢰를 주지 못한다면 자치단체나 정부는 존재 의미가 없다
이웃나라 일본 홋카이도 유바리시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차별화되지 않은 상상력과 과욕만을 앞세운 무리한 투자는 결국 파산으로이어졌고, 그로인한 버스요금과 보육료 3배 인상, 노인의료비 대폭삭감, 시립병원 일부 진료중단, 도서관과 공중화장실 폐쇄, 공무원 절반감축 등 최악의 상황은 유바리시 주민들에게 정들었던 고향을 등지게 하고 있다.
앨빈 토플러는 ‘부의 미래’에서 “기술적 발전이 한계에 직면한 미래사회의 새로운 가치는 상상력에 의해 창출될 것이다”고 예언했다.
우리 모두 상상력의 나래를 활짝 펴자!
/임정엽(완주군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