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 놀아요 선생님 등

놀아요 선생님 / 남호섭 글 / 창비 / 8000원

 

“이렇게 날씨 좋으니까 놀아요. 비 오니까 놀아요.(눈 오면 말 안 해도 논다.) 쌤 멋지게 보이니까 놀아요. 저번 시간에 공부 많이 했으니까 놀아요. 기분 우울하니까 놀아요. 에이, 그냥 놀아요. ”

 

이렇듯 아이들의 “놀자”는 늘 끝이 없다. 그래서일까. 작가이자 시인인 남호섭씨는 “내가 알고 있던 학교의 틀이 완전히 뒤집히는 경험 속에서 시를 쓰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상설 중등 대안학교인 간디학교의 국어교사로 재직하면서부터다. 제도교육의 폐해를 스스로 극복하고 그 대안을 내보이고자 문을 연 곳에서의 삶과 교육은 낯설기도 하면서 늘 꿈꿔오던 우리네 학교의 정경이라 익숙한 면도 있다. 간디 학교 아이들뿐만 아니라 산골에 사는 순박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여유롭고 느긋한 삶과도 만날 수 있다.

 

 

어른들만 사는 나라 / 박상재 글 / 은하수 미디어 / 7000원

 

산아 제한 정책 때문에 어른들만 사는 나라가 되고 말 것이라는 상상은 엉뚱하다 못해 황당하기까지 하다. 이 책의 묘미는 바로 이것이다. 아이들의 엉뚱한 상상력을 통해 다양한 세계를 한꺼번에 만날 수 있어서다. 세월이 지나 모두의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 가마솥(행복을 가져다주는 가마솥), 자폐아 아들과 엄마의 찡하고도 따뜻한 이야기(훈이와 징검다리) 등 모두 6편의 이야기들은 ‘사랑’이란 가슴 따뜻한 주제어로 묶인다.

 

 

작가가 되고 싶어 / 앤드루 클레먼츠 글 / 사계절 / 8500원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종사자를 조사해보면 우선순위 안에 작가가 있다. 뿐만 아니라 작가란 직업은 스트레스 강도가 심한 순위에도 들어 있다. 글 쓰는 일이 제 아무리 고되고 힘들다 하더라도 그만큼 매력적인 직업이라는 뜻 일게다. 이 책은 열두 살 소녀 나탈 리가 작가가 되는 과정을 담았다. 어린이책 출판사 편집자인 엄마와 적극적인 성격의 친구 조는 어린이 작가가 되고픈 나탈리에게 힘을 주면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아빠를 추억하는 글을 쓰게 한다. 한 권의 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 과정까지도 엿볼 수 있다.

 

 

돌격대장 쿠칸 / 제리 스피넬리 글 / 바람의 아이들 / 7800원

 

때론 성장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사람을 이해하고 싶지도, 복잡한 세상일에도 등지고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그 아픔을 잘 극복하는 사람은 성장하는 삶의 기쁨을 맛볼 수 있게 된다. 이 책은 철없던 주인공 쿠칸을 통해 아이가 성장통을 겪는 이야기를 담았다. 주인공 쿠칸은 여섯 살 때 선물 받은 미식축구 헬멧을 쓰고 사촌에게 돌진해 돌격대장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고 싶은 일은 당장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쿠칸은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만 하는 일’에 충실한 펜 웹을 늘 이해할 수가 없다. 중학교 미식축구 부원이 되자 쿠칸은 자신과 잘 맞는 마이크와 힘을 자랑하며 펜 웹을 괴롭히기 시작하는데...

 

 

책을 좋아하는 햄스터 / 플로랑스 데마쥐르 글 / 보물창고 / 8500원

 

위험을 경고하는 팻말을 걸어놨는데, 글을 잘 몰라 위험에 빠지게 됐다면 억울할 거다. 이 책은 주인공 ‘물음표’를 통해 글을 못 읽는 햄스터들이 글을 깨우침으로써 책 읽기의 필요성을 넌지시 전한다. 사건의 발단은 책방 주인이 책을 엉망으로 만든 햄스터들을 잡기 위해 독이 든 잼을 미끼로 놓아두면서부터다. ‘먹으면 죽는다’는 경고문을 붙였기 때문에 이것을 읽을 줄 아는 주인공 ‘물음표’만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돼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