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나무를 심으면서 미래를 생각하자 - 최덕호

최덕호(서부지방산림청장 )

 

우리나라는 일제침탈기와 해방이후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극심한 산림황폐화로 매년 되풀이 되는 산사태ㆍ홍수피해와 더불어 가뭄피해를 겪어야만 했다. 얼마전 필리핀의 대규모 산사태가 무분별한 벌목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새삼 나무를 심고 산을 가꾸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고 있다.

 

극심한 산림황폐기를 겪으면서 “모든 국민이 애국가를 부르면서 산으로 가자!”는 구호를 외치며 산으로 갔고 나무를 심는 것은 곧 “애국”이라는 신념으로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에 전념해 왔다.

 

치산녹화(治山綠化)의 절박함으로 해방과 함께 식목일을 지정해 1946년부터 제1회 식목일을 시작으로 올 해 62회째를 맞고 있으며 모든 국민이 나무심기에 동참한 결과,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시간에 녹화에 성공한 나라로 영국, 독일, 뉴질랜드와 함께 4대 모범국가로 세계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다.

 

이제는 몽골 그린벨트 조성사업 추진, 인도네시아 지진해일(쓰나미) 피해지 복구지원, 한반도 생태복원을 위한 임진강 유역 등 북한 황폐지 복구 지원 등 녹화를 갈망하고 있는 개발도상국에 우리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을 정도로 우리의 조림 및 육림에 대한 실력도 향상됐다.

 

다른 한편으로는 흔히 녹화된 숲을 보고 숲은 울창해졌으나 용재가치가 없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그러나 산림황폐화로 매년 가뭄과 홍수에 시달리던 시기에는 먼저 치산녹화가 시급한 과제였기에 민둥산을 녹화하기 위하여 리기다, 현사시 등 속성수 위주로 조림했으므로 그 시절의 과오를 탓할 일도 아니다.

 

청에서는 과거 속성수 위주의 조림정책에서 경제성 있는 고부가가치의 수종으로 전환하여 매년 2만 ha 이상 조림하고 있으며 서부지방산림청에서는 올 해 250ha의 산림에 황칠나무, 후박나무, 고로쇠나무, 백합나무, 참나무류 등 23종, 98만여본의 경제수를 조림할 계획이다.

 

황칠나무는 고급도료인 황칠을 생산하는 귀한 나무로, 후박나무는 약용으로, 비자나무는 1개에 수억원을 호가하는 바둑판을 제작할 수 있는 특수용재로 활용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조림할 수 있는 백합나무는 속성수이면서도 무늬가 아름다워 가구용재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으며 산촌주민들에게 농한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는 고로쇠는 매년 수액을 생산할 수 있어 산촌소득작목으로 귀한 대접을 받고 있고, 상수리ㆍ졸참 등 참나무류는 열매는 귀한 웰빙식품으로 목재는 가구용재 뿐만 아니라 표고자목 등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울창한 산림은 우리에게 더 없는 안식처요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최근에는 국제협약에 의한 탄소세까지 거론하고 있으니 울창한 산림을 가지고만 있어도 부자가 되는 시대가 되었으며, 경제적으로 가치있는 나무가 많아지면 멀지 않은 장래에 우리가 바라는 사람과 숲이 어우러진 산림부국은 반드시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올해는 우리 모두 한그루의 나무를 심으면서 우리나라의 울창한 산림과 미래를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최덕호(서부지방산림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