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따구리] 오궁리미술촌의 속사정

박정우기자(임실주재)

도내 미술인들의 공동창작실인 오궁리미술촌은 폐교를 활용한 성공사례의 주역으로 널리 알려졌다.

 

작가들이 농촌마을에 거주, 주민들과 삶을 공유하며 창작활동을 펼치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지난해는 정부 부처와 각계 각층의 고위급 인사들이 미술촌을 방문하면서 다양한 지원책들을 쏟아 내기도 했다.

 

내용을 보면, 수십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주민과의 친화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것과 수억원을 들여 리모델링을 한다는 것 등이 주종이다.

 

산골의 조용한 미술촌은 이러한 주변의 호들갑으로 행정과 교육 당국의 이목을 끌었다.

 

당연히 미술촌의 환경과 운영관리 등의 문제가 지적되고 미술인들에 대한 요구사항도 늘어 갔다.

 

방문객이 찾으면 안내를 위해 당번을 정해야 했고 찻집에는 커피와 다과 등을 마련해 접대를 해야 했다.

 

또 전시실은 그들의 눈요기를 위해 다양한 작품을 철따라 걸고 겨울철에는 비싼 난방비를 들여 온화한 분위기를 연출해야 했다.

 

이렇듯 10여년에 걸친 이들의 무료봉사는 그러나 교육청 재산이라는 걸림돌로 인해 번번히 무산됐다.

 

정부지원은 물론이고 행정과 일부 사회단체의 지원계획 모두가 폐교관리법에 의해 족쇄가 채워진 것이다.

 

해마다 수백만원의 임대료를 임실교육청에 납부하면서, 자비를 들여 방문객들을 맞으면서도 이들이 자립할 방안은 도출되지 않았던 것이다.

 

장마철이면 침실까지 빗물이 새어드는 상황에서도 보수작업을 할 수 없는 이들의 생활상은 침묵만이 해답이었다.

 

다행히 올 1월에 폐교관리법이 개정되고 임실군과 교육청이 대책수립에 나섰다고 하니 인적자원의 효율적 관리체계에 힘이 실리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