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그런 짓 하지 마라!" 또는 "그 짓을 꼭 해야만 하니?"의 예처럼 대체로 나쁜 짓을 통칭하는 어휘로 타락하고 말았다.
같은 뿌리에서 나온 '질'도 마찬가지여서 톱질, 삽질, 풀무질까지는 그런대로 괜찮다. 그러나 도둑질, 주먹질, 서방질, 화냥질에 이르면 그만 입에 올리기조차 꺼려진다.
그리고 아무리 몸을 움직이는 직업을 천시했던 사고방식에서 비롯되었다 해도, 한 때 제2세 국민 교육을 담당한 교직자를 일컬어 '선생질'이라고 불렀던 것은 해도 너무 한 '질'자의 타락상이 아니었나 싶다.
짓?질과 유사한 형태의 낱말에 '탓?탈'이 있다. 탓이란 말은 일의 까닭이나 원인이란 뜻에서 비롯되어 질병이나 사고, 혹은 잘못된 일의 핑계나 구실을 뜻하는 말로 점차 타락하고 있다. 탓이란 말은 'ㅌ'이 거센소리가 되기 이전의 '덧'이란 말과도 뿌리를 같이 한다. 예컨대 임산부가 겪는 '입덧'의 '덧'이 바로 그것이다.
언제부턴가 무슨 일이든 잘 되면 자신의 덕이요, 잘못 되면 조상 탓이라고 하는데, 요즘에는 이를 뛰어넘어 "그건 너 때문이야!"하는 식으로 살아 있는 이웃, 곧 남의 탓으로 돌리는 세태가 되고 말았으니 우리 어휘인들 온전할 리가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