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짓기란 말이 사전에 수록된 지는 최근의 일이지만, 이미 초?중등학교 교과서에서도 그대로 쓰이고 있는 것을 보면 당당히 학술용어로 자리잡은 게 분명하다. 그러고 보니 동물들이 교미하는 행위를 이르는 '흘레'라는 훌륭한 우리 고유어는 이제 퇴출될 위기에 처한 것 같다. 물론 입으로 내뱉기 거북스런 말을 '짝짓기'라는 자연스럽고 무난한 말로 대체시킨 것은 재치 있는 착상이라 하겠다. 감수성이나 호기심이 한창인 어린 학생들에게도 비교적 무안하지 않게 설명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말이 잘못 쓰이고 있는 데에 있다. 그것은 '짝을 맞춘다.'라고 써야 할 곳에도 곧잘 '짝을 짓는다.'라고 쓰는 것이다.
'같은 것끼리 짝짓기를 해 보세요.'라고 되어 있는 교과서를 배우는 초등학생들은, 혹시 암놈은 암놈끼리, '수놈은 수놈끼리 짝을 지어라.'라고 이해하지 않을까 염려스럽기도 하다.
물론 지도하시는 선생님께서 친절한 안내가 있겠지만……. (단추의 경우, 색깔이 같은 것끼리, 모양이 같은 것끼리, 구멍 수가 같은 것끼리와 같이)
그런데 운동경기를 할 때나 자동차 합승을 할 때, 남선생이 여선생에게 "○선생, 우리 서로 짝짓기 할래요?"라고 한다면 곰곰이 되씹을수록 고약한 구석이 있잖은가. '짝을 맞춘다.'라면 몰라도 '짝을 짓는다.'라면 이건 분명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