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회복 노리는 정민태 부활투

"수술 공백기가 있었지만 몸이 좋아져 올 해 선발 로테이션을 잘 지키면 10승 이상은 무난할 것 같다. 팀 매각 여부로 착잡하지만 선임자로서 후배들을 다독이고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주겠다" 프로야구 현대 유니콘스의 베테랑 투수 정민태(37)는 22일 페넌트레이스 시험무대인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깔끔한 피칭으로 부활을 알린 뒤 실추된 명예회복을 다짐했다.

 

정민태는 이날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시범경기에 선발로 나서 4이닝 동안 12명의 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하는 퍼펙트 피칭을 했다. 무안타와 무사사구, 무실점의 완벽투였다.

 

투구 수는 42개로 많지 않았고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1㎞까지 찍혔다. 낙차 큰 체인지업을 23개나 뿌리며 상대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노련한 볼 배합과 안정된 제구력을 바탕으로 전날까지 4연승을 질주하던 롯데의 주포 이대호를 2회 2루 땅볼로 처리하는 등 맞혀 잡는 경제적 투구를 보여줬다.

 

지난 2005년 시즌 후 어깨 수술을 받고 길고 지루한 재활을 거친 시련을 딛고 부활을 선언한 것이다.

 

1999년 20승과 2000년 18승으로 2년 연속 다승왕을 차지하며 전성기를 구가했던정민태는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좌절을 경험한 뒤 현대로 돌아와 2003년 연봉 5억원 시대를 연 주인공.

 

그는 2003년 17승으로 생애 세 번째 다승왕 타이틀을 거머쥔 뒤 한국시리즈에서도 혼자 3승을 수확해 우승과 함께 최우수선수(MVP)로 뽑혀 이듬 해 7억3천만원의 대박을 터뜨리고 연봉왕에 올랐다.

 

그는 그러나 이후 급격한 내리막길을 걸었다.

 

2004년 7승에 그쳐 연봉이 5억5천만원으로 깎였고 2005년에는 승수 없이 3패(방어율 4.72)의 초라한 성적표 탓에 몸값이 3억8천850만원으로 곤두박질쳤다. 급기야 2005년 시즌 후 어깨 수술을 받아 지난 해 막판 단 한 경기에 등판해 2이닝을 던졌고 연봉은 다시 3억1천80만원으로 삭감돼 체면이 구겨질 대로 구겨졌다.

 

그가 '퇴물'이라는 비아냥거림에도 은퇴하지 않고 매일 6시간 이상의 지루한 재활을 견뎌낸 끝에 그라운드로 돌아온 건 쓸쓸한 모습으로 야구 인생을 끝내고 싶지 않아서다.

 

그는 지금과 페이스를 유지하면 마이클 캘러웨이, 전준호, 장원삼, 김수경에 이어 팀의 제5선발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정민태는 "제구력에 신경을 쓰며 투심(패스트볼)을 많이 던졌다. 개막까지 2-3차례 더 등판하면 구속을 2-3㎞ 정도 끌어올릴 것 같다. 제구력이 자신이 있어 다른투수들보다 좁아진 스트라이크존에 유리하다. 누가 우리 팀을 인수하든 팬에게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