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雨水였습니다. 雨水가 되면 저는 늘 선생님을 생각합니다.
제가 선생님을 처음 뵈었던 때가 중학교 2학년, 벌써 48년 전이군요.
봄방학이서 텅 빈 교실에서 혼자 공부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선생님게서 들어오셔서 둘러보시다가 저에게 이렇게 말씀 하셨지요.
“혼자서 공부 하는구나!” 라고요. 저는 처음 뵙는 분이어서 어리둥절했지요.
저의 모습을 보시고 웃으시면서 또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이번에 전근 오게 됐단다. 아마 너희들을 맡게 될 것 같다”라고요.
며칠이 지나고 시업식 때 선생님께서는 우리 반 담임이 되시어 들어오셨지요.
그때부터 선생님께서는 가장 먼저 출근하시고 우리들에게 수학을 열정적으로 가르쳐 주셨지요. 그래서 우리들은 전교에서 가장 우수한 학급이 되었고요. 그 결과 저희들은 모두 자기가 진학하고자 하는 고등학교에 합격할 수 있었지요.
제가 교사가 되어서 학동등을 가르쳐보니 얼마나 선생님께서 숭고한 희생을 하셨는지 깨닫게 되었답니다.
이제 저도 얼마 안 있으면 정년을 맞이합니다. 남은 기간 선생님의 제자로서 후회 없는 교직 생활을 하겠다고 다짐합니다.
선생님이 그리워지는 雨水를 보내며, 얼었던 강물이 풀리듯 우리 교육도 잘 풀렸으면 하는 소망을 가집니다.
/정희수(시인·동암고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