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미술시장의 펀드 열풍 - 서정만

서정만(솔화랑 관장)

미술시장에 뜨거운 펀드 열풍이 불고 있다. 거기에다 친디아(China+India) 바람까지 몰려오면서 다시 호황을 맞고 있다.

 

서울옥션(Seoul Auction)과 K옥션(Korea Premier Auction) 두 경매회사의 2007년 예상 매출액은 720억을 웃돈다. 서진수 미술시장연구소 소장(강남대 경제통부교수)이 발표한 ‘경매시장의 활황과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 한해 서울옥션과 K옥션 등 국내 Major미술품 경매에서 낙찰된 미술품 총액은 591억4747만원을 기록, 2005년 168억원이었던 것에 비해 무려 252%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홍콩 크리스티와 뉴욕 소더비, 런던 본햄스, 뉴욕 필립스, 도쿄 에스트웨스트 등 해외 경매에서 낙찰된 총액은 39억2677만원으로 국내외를 더한 경매 총액은 630억7424만원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경매시장이 급성장한 데 이어 올해에도 미술작품의 ‘상품가치’에 주목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올해 미술시장의 트랜드를 미리 들여다본다.

 

주식시장에 이은 친디아 바람

 

크리스티, 소더비 등 세계 유수의 미술경매에서 중국 현대미술 작가들의 주가가 급상승하면서 중국 현대미술 작가들의 전시가 연이어지고 있는데 이제 그 바람은 인도로 이어질 전망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한·중수교 15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의 중국현대미술전을 연다. 이 대열에 국내유명화랑들도 동참할 예정이다. 부산시립미술관에서는 인도현대미술전을 계획하고 있어 중국에 쏠렸던 국내 미술시장의 관심이 인도로 이동할 가능성을 미리 보여 주고 있다.

 

국내 근·현대 서양화 작품가 33.5% 상승

 

지난해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에서 근·현대 서양화 그림값은 2005년도보다 평균 33.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서울옥션이 내놓은 ‘2006년 미술품 경매시장 결산’ 보고서가 밝힌 내용에 의하면, 가장 잘 팔리는 작가 30여명의 작품 가격지수(2001년 100기준)는 2005년 135에서 2006년 181을 기록했다. 그 중에서도 이우환의 작품이 전년 대비 가격 상승률 117%로 가장 많이 오른 반면 고미술품은 전반적으로 시장 규모나 가격에 큰 변화가 없어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낙찰 총액으로 따지면 박수근이 총 58억1425만원으로 여전히 1위를 차지했고, 다음으로 김환기 51억3600만원, 이우환 31억8515만원, 이대원 20억2270만원, 장욱진 20억358만원, 천경자 19억6110만원, 도상봉 18억59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아트펀드, 한 번 투자해볼까

 

미술시장에 뭉칫돈이 몰려들고 있다. 지난해 9월 굿모닝신한증권과 표화랑이 손잡고 75억원 규모의 1호 아트펀드를 내놓은 이래 금년 2월에 100억원 규모의 두 번째 아트펀드가 새로 출시됐다. 우리은행 등 3개 금융사에서 각각 30억원, 5개화랑(박영덕·박여숙·신라·인사·조현)에서 2억원씩 출자하여 3년 6개월 만기이며 목표 수익률은 17.36%다.

 

자금 운용사는 골든브릿지이지만 사실상 미술품 구입이나 판매 등 실질적인 일은 화랑이 공동으로 결정한다. 화랑과 금융권이 미술품 유통 회사를 설립해 시장의 투명성과 미술품의 환금성을 제고하겠다는 것이다.

 

그만큼 미술 시장의 미래 가치가 긍정적이라는 신호다. 아트페어의 매출도 급상승하고 미술품의 인터넷 거래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생활의 여유가 생기면서 감상과 독점적 소유의 즐거움에, 수익에 대한 기대까지 있으니 미술품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당분간 상종가가 예상되는 미술시장, 고상한 취미를 통한 삶의 질 향상에 투자 수익까지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보자.

 

/서정만(솔화랑 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