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 한편!] 임실서 촬영한 휴먼 코미디 '이장과 군수'

그래도 사람의 믿음을 믿는다

‘왕의 남자’가 ‘부안표 영화’라면 ‘이장과 군수’는 ‘임실표 영화’다. 임실군 덕치면 가곡마을이 영화의 주 촬영지다. 임실군청도 자주 등장한다. 배경뿐만이 아니다. 가곡마을 주민들도 영화에 반짝 출연했다.

 

개봉에 앞서 지난 21일 전주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시사회에는 임실군민들이 단체로 초대됐다. 이날 시사회는 영화사에서 임실군민들을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지난해 9월부터 연말까지 4개월여동안 임실군민들과 함께했다는 ‘이장과 군수’는 어떤 영화일까.

 

단언하자면 ‘싸나이들의 우정’을 그린 휴먼 코미디다.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모시고 사는 노총각 춘삼(차승원 분)은 “이번에는 젊은 사람을 이장으로 뽑자”는 마을 어른의 한 마디에 동네 이장이 된다. 이장이 된 춘삼앞에 군수가 된 초등학교 친구 대규(유해진)가 나타난다. 대규는 초등학교 시절 반장을 도맡아했던 춘삼의 '꼬붕'. 기분이 상한 춘삼은 대규에게 친분을 이용해 민원을 넣지만 문전박대를 당한다.

 

대규의 관심은 방사성폐기물처리장을 유치해 군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것. 군수 선거에서 대규에게 패한 예전 군수와 그를 후원해 이득을 챙겨왔던 부동산개발업자 백 사장(변희봉)이 방폐장 유치반대위원회 위원장으로 춘삼을 끌어들인다. 배경을 모르는 춘삼은 반대 운동의 선봉에 선다.

 

'선생 김봉두'에서 시골 마을의 정겨움을 내세워 도시민들의 그릇된 삶의 방식을 꼬집고 향수를 불러일으켰던 장규성 감독은 이번에도 시골을 배경으로 했다. 가곡마을을 로케이션지로 결정한 것도 마을 자체가 주는 정겨움 분위기 때문이었다고. 사회에서 늘 부딪히는 계급의 문제를 이장과 군수라는 의외의 권력으로 접근한 것이 새롭다.

 

영화는 어린 시절 위치와는 다르게 커버린 어른이 된 현실과 거기에서 발생하는 정체성의 문제, 순수한 열정을 괴롭히는 지극히 현실적인 세력들과의 충돌 등을 보여주면서도 현실이 아무리 괴롭고 힘들어도 기댈 수 있는 건 사람 사이의 믿음이라는 걸 말하고 있다. 12세 이상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