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후, 상무대에서 우린 또 만나 몇 개월간을 같이 보냈어. 그리고 수년이 지난 후 내가 예편하고 우연히 길에서 널 해후했을 때의 반가움이라니. 난 너에게 웃으며 말했었지. 왜 내 뒤만 쫄래쫄래 따라다니느냐고. 우리는 가족과 함께 산으로, 계곡으로 다니며 어울렸었어.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넌 그놈의 췌장암이라는 것에 걸렸어. 그리고 내 곁을 영원히 떠나가 버렸지. 봄은 해마다 화려한 빛깔로 다시 찾아오건만 너의 그 순수하고도 환했던 미소는 다시 볼 수 없구나. 그렇게 앞서거니 뒤서거니 가는 게 인생이더냐.
/진원종(수필가·전주문화선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