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형, 올해로 교단에 선지 서른 다섯 해가 되는가요? 한 사람이 한 길을 30년을 반복하여 걸어왔으면 눈을 감고도 훤할텐데, 선생님의 길이 늘 새롭고 어려운 것은 만나는 아이들이 늘 새 얼굴이기 때문이라고 했던가요? 선생님은 가르치는 기술자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던가요? 언제가 황형이 했던 ‘선생님의 말 한마디가 한 아이의 평생을 좌우할 수도 있으며, 가르치는 일이 도열병 든 논에 농약을 뿌리는 일이 아닌데, 사람들은 너무 성급하다’는 말이 문득 가슴을 때립니다. 황형은 또 자격증을 가진 전문가를 자격증도 없는 비전문가들이 평가한다고 나서는 교육현실이 안타깝고, 명분이야 어떻건 학생들을 내팽개친 채 연가투쟁이다 뭐다해서 교단을 비우는 일부 동료들이 안쓰럽다고도 했었지요.
황형, 새롭게 만난 아이들에게 일일이 꽃 이름을 붙여주면서 어떻게 사랑해줄까를 궁리하고 있을 황형이 이 아침에 참 그립습니다.
/최정주(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