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칼럼] 한미 FTA와 향후정국 - 강봉균

강봉균(국회의원)

한미 FTA가 진통 끝에 드디어 타결되었다.

 

앞으로 국회비준이라는 정치적 과정이 남아 있긴 하지만 찬성하는 국민들이 과반수를 넘고 있기 때문에 결국은 비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에서는 야당인 한나라당이 오히려 찬성하고 노대통령의 결단을 높이 평가한다는 칭찬까지 나왔기 때문에 이것이 금년 대선정국에 어떤 영향을 줄지 국민들의 관심이 크다.

 

범여권에서는 절대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고 조건부 반대나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대체로는 취약분야인 농민이나 농촌지원대책이 잘 마련된다면 비준에 동의할 수 있는 의원들이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의 기류를 보면 대외개방을 확대하는 것 자체가 선진복지국가로 가는 길이 아니라는 이념적 반대파들이 있는데 이 사람들을 되돌리기는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 일부에서는 왜 하필이면 세계 최강국인 미국과 FTA를 맺어야 하는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결국 강대국과의 FTA를 맺으면 득보다 실이 클 것이라는 패배의식을 갖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자동차나 섬유 같은 제조업분야에서는 미국보다 경쟁력이 크기 때문에 우리가 더 공격적일 때 득이 될 수 있다.

 

한미FTA는 양국 간 교역에서의 득실 못지않게 중요한 다른 의미도 있다.

 

예를 들면 개성공단에서 생산되는 제품도 혜택을 받게 되면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될 것이고 이런 혜택이 북한의 핵폐기 노력에 연계시켰기 때문에 북핵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우리는 미국과 FTA를 맺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EU는 물론 동북아지역의 중국이나 일본과도 FTA를 맺어야 한다.

 

우리는 현재 저임금으로 추격해오는 중국과 고 기술로 앞서가는 일본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된 신세인데 앞으로 미국과의 FTA는 이 위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 증거는 우리가 미국과 FTA를 맺게 되자 일본과 중국이 우리와 FTA를 맺자고 서두르고 있는 데서도 찾을 수 있다.

 

우리가 동북아FTA 허브 역할을 하게 되면 동북아지역 경제협력체를 만들기도 쉬워질 뿐 아니라, 경제협력이 강화되면 동북아지역의 다자간 안보체제도 구축할 수 있게 되므로 평화와 번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금년말에 있는 대선정국이 현재는 한나라당 독주로 가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집권이 이 나라 민주발전이나 선진복지국가 건설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는 국민들과 정치세력들이 엄연히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나라당의 독주가 계속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른바 범여권 정당들의 경우를 보면 열린우리당도 통합신당을 만들겠다는 것이고 민주당도 통합신당을 만들어야 대선에서 한나라당과 대적할 수 있는 후보를 만들 수 있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지향목표는 같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통합신당모임은 기존 정당의 굴레를 벗어나지 않고서는 통합신당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고 이것은 이미 분명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즉 대선 후보감으로 거론되고 있는 모든 인사들이 기존정당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 FTA는 노무현대통령의 국민지지도를 높이는데 기여 하였지만 이것이 통합신당의 흐름에 큰 변수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통합신당은 5월 초?중순경에는 탄생할 것이며 여기에는 중도개혁노선을 지지하는 범여권 국회의원들과 외부 대선주자 군들 그리고 시민사회단체들이 동시에 규합하는 형태를 취하게 될 것이다.

 

/강봉균(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