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따구리] 시간 단축보다 고객이 먼저

이덕춘기자(경제부)

최근 불거진 은행의 영업시간 단축 문제가 온 국민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국금융노조 차원에서 제기된 것으로 은행원들의 높은 노동강도를 낮추기 위해 영업시간을 현행 4시30분에서 한 시간 줄이자는 주장이다.

 

그런데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대부분의 전북도민들도 마찬가지다. 대표적인 엘리트 집단으로 화이트칼라인 은행원들이 자기들의 편리만 생각한다고 지적하는 고객들이 대부분이다.

 

거의 국내 최고의 연봉을 받고 있는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에게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현행 영업시간도 짧아 이용하기 힘든 데 이를 더 줄이는 것은 지나친 이기주의라는 비판도 있다.

 

물론 은행원들이 영업시간 이후 늦게까지 일을 한다는 사실을 모두 잘 알고 있다. 하루 종일 고객을 상대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짐작 가능하다. 그러나 우리는 모든 일을 상대적으로 평가하고 해석한다.

 

낮은 임금에서도 묵묵히 일하는 대부분의 서민들에게 노동강도를 이유로 영업시간 단축을 운운하는 일은 또 다른 상처다.

 

굳이 노동강도가 높아 어쩔 수 없다면 영업단축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해 고객들의 불편을 야기하기보다 인력의 효율적 배치나 새로운 영업 로드맵 구축 등 다른 해결책을 먼저 찾아보는 노력을 했어야 했다.

 

지난 11일 전북은행 이강본 노조위원장이 은행 영업시간 단축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은 다행스럽다.

 

지역의 대표 은행으로 고객을 볼모로한 어떠한 일에도 전북은행 노조는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 위원장의 말은 새삼 은행의 영업이 고객을 위한 것인지 은행원들 개인을 위한 것인지 깊이 생각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