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따구리] 촬영세트장 ‘애물단지’

강현규기자(문화부)

도내 자치단체들이 지역 홍보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명분으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건립한 촬영세트장들이 관련 영상물 종영이후 관람객 급감과 함께 다른 작품에 활용되지 못하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한국언론재단이 최근 실시한 ‘드라마 세트장의 관광상품화 전략’ 연수를 통해 직접 체험한 타 지역의 촬영세트장의 사후 관리 및 활용방안과 비교할 때 도내 자치단체들의 촬영세트장 관광자원화에 대한 무관심은 비난받아 마땅할 듯 싶다.

 

도·시비 131억원과 민자 48억원 등 모두 179억원이 투자돼 익산의 교도소 세트장을 비롯한 6개의 세트장이 조성돼 있는 전북은 ‘반짝특수’에 만족한 듯 사후관리 및 또 다른 작품 유치 등에 소극적으로 일관하며 지역관광자원화 노력을 등한시 하고 있다.

 

실제 부안의 ‘불멸의 이순신’과 익산의 ‘서동요’ 세트장의 경우 드라마 방영 당시에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지만 후속 촬영 유치가 안되면서 연간 각각 2400만원과 4600만원의 운영비를 자치단체에서 ‘출혈’해야 하는 골칫덩이로 전락했다.

 

충북과 경북에 조성된 8개의 촬영세트장의 경우 지난 2000∼2002년 오픈됐으나 1∼2년간 사용된 후 2004년부터 촬영 실적이 없으며 유지상태 역시 불량해 흉물화 된지 오래다.

 

6개 세트장 중 최근 2년내 건립된 세트장이 5개나 되는 전북도 충북과 경북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부천 판타스틱 스튜디오나 100% 순수 민간자본으로 건립된 속초 대조영 세트장 등의 벤치마킹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향후 또 다른 세트장을 추진할 때도 조성단계부터 사후관리 방안 등에 대한 철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