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싱가폴이나 대만과 같이 자원빈국이면서 해외의존도가 높은 나라들도 미국의 경기변동에 역시 민감할 수밖에 없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미국경제의 파급효과가 지나치게 과장되었다는 인식이 경제전문가들부터 제기되고 있다. 급기야 미국의 경제성장률 둔화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는 지속적인 성장기조를 유지할 수 있다는 이른바 세계경제의 ‘디커플링’ 현상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디커플링(Decoupling : 탈동조화)’ 현상이란 커플링(동조화)의 반대 개념으로 한 나라 또는 일정 국가의 경제가 인접한 다른 국가나 세계경제의 흐름과는 달리 독자적인 경제흐름을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크게는 국가경제 전체에서, 작게는 환율이나 금리, 주가 등 한 나라 경제 내에서 형성되는 가격변수들에서도 나타난다. 예로 최근 외환시장에서는 과거 원?달러와 엔?달러의 커플링 현상이 깨지고 원·달러 평가절상에도 불구하고 엔·달러는 평가절하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대표적인 환율 디커플링에 속한다.
미국경제와 세계경제간의 디커플링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은 최근 수년간 중국, 러시아, 인도 등 신흥경제국들의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세계시장에서 미국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중국과 인도의 경우 풍부하고 저렴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고도의 경제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또한 산유국인 러시아의 경우에도 유가상승에 따른 막대한 오일달러 덕택에 호경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신흥경제국들의 급부상에 따라 세계경제의 중심축이 미국으로부터 중국 등 신흥경제국으로 다변화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의 미국경제와 세계경제간 디커플링 현상은 경우에 따라서는 향후 각국의 경제정책에 일대 전환을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사안인 만큼 이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한국은행전북본부 기획조사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