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窓] 세계적 관광지조성 외면할 것인가

안봉호(군산본부장)

최근 군산지역이 새만금방조제를 세계적인 관광지로 조성하자며 도로화계획의 수정과 함께 방조제 사면의 설계변경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군산상의가 전주 ·익산· 정읍상의와 함께 지난 17일 이같은 목소리를 농림부와 한국농촌공사에 건의한데 이어 군산시민 300여명도 한국농촌공사를 상대로 감사원에 감사청구할 움직임이다.

 

방조제 도로화계획을 수정하고 방조제 사면만 설계변경하면 새만금 방조제는 관광을 통해 국부(國富)를 창출하는 것은 물론 전북과 군산의 성장엔진역할을 할 수 있는데도 농림부와 한국농촌공사가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시민들의 판단에서 비롯되고 있다.

 

지난 2004년 군산시민들은 서명운동을 전개, 제방정상부보다 낮게 설계된 4차선도로를 바다를 조망할 수 있도록 높이고 방조제 내측 경사면을 테마공원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설계변경을 세계 최고의 관광지조성차원에서 중앙에 건의했었다.

 

그 결과 제방정상부로 4차선의 도로가 높여졌고 비상때를 대비해 2호와 4호 방조제구간에 별도로 2차선의 비상도로를 개설하며 4차선도로와 하단 2차선의 도로사이의 경사면이 1:2의 비율로 설계가 변경됐다.

 

그러나 방조제도로가 중앙분리대가 설치되고 각종 차량이 시속 80km이상으로 질주하는 국도 77호선으로 지정돼 ‘관광’보다는 ‘소통’위주의 도로로 전락할 것으로 보인다.

 

어느 관광객이 빠르게 질주하는 도로에서 여유를 가지고 일출과 낙조를 감상하고 휴식을 취하겠는지 시민들의 우려감이 많은 것은 당연하다.

 

시민들은 어차피 소통위주의 도로라면 무엇때문에 약 1400억원을 투자해 방조제도로를 높였는지 묻고 있다.

 

서명운동까지 벌여가면서 도로를 높이라고 요구했던 시민들의 건의는 헛수고가 되고 도로높임을 위해 투자한 막대한 예산을 낭비하는 꼴이 된다.

 

또한 녹색수림대를 조성하고 관광객들을 위한 휴식시설과 편의시설을 갖춘다면 방조제의 관광상품성을 보다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나 별다른 활용가치가 없이 현재 1:2의 비율로 가파르게 돼 있는 방조제사면도 문제다.

 

시민들은 방조제 상단 4차선의 도로를 자유로운 주차개념의 관광도로화하는 한편 하단 2차선도로를 지방도로 지정, 소통개념의 도로로 계획을 수정하고 방조제 경사면을 1:3∼4의 비율로 해 46만평의 부지를 확보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별다른 관광자원이 없이 단순히 해수를 차단하는 기능을 하는 32km의 네덜란드 쥐다찌방조제는 연간 500만명의 관광객들이 몰려와 10억달러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총 연장 33km로서 세계에서 가장 길다는 자체만으로 관광자원이 되는 새만금방조제가 시민들의 제안대로 만들어진다면 방조제 도로높임에 따른 예산낭비를 방지할 수 있다.

 

또한 오는 2010년 약 6000만명으로 예상되는 중국의 관광객뿐만 아니라 이웃 일본등 외국으로부터 많은 관광객들도 유인할 수 있어 방조제에 투입된 공사비 2조원의 투자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안으로 새만금방조제의 골격이 완성된다.

 

한번 골격이 완성되면 더 이상 고치기가 힘들다. 그동안 투자한 공사비의 2.5%인 500여억원만 투입하면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들수 있는데도 이를 외면한다면 엄청난 잘못을 저지르는 것이다.

 

정부는 시민들의 이같은 제안에 귀를 기울여 조속히 시정 조치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