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사람에게 띄우는 엽서한장] "언니 나 4개 특허나왔어 기뻐서 감동 눈물흘렸다"

최윤경(시인)

점화에게.

 

봄이 오는 길목에서 유난히도 너의 모습이 보고 싶어 오늘은 꼭 전화 해야지 하던 차에 전화 벨소리가 울렸다.

 

“언니 나 14개 특허 나왔어” 나는 너무나 기뻐서 온몸에 전율을 느꼈고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촛불을 켜고 주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30여년전 유난히도 키가 크고 순진했던 넌 학교에서 농구선수가 되라고 하였지만 운동이 싫다며 미용을 배웠고 그래서 너와 나의 인연은 시작되었지. 우리 함께 고생도 많았지만 너는 항상 나를 따랐고 결혼도 하지 않고 나와 함께 살겠다하였지만 너희 부모님의 걱정에 나는 너의 결혼을 동조했지.

 

하지만 어느 날 밤 자정이 가까웠을 때 “언니 나 언니한테 가도 돼.”

 

울먹이는 너의 음성을 들었을때 나는 밤을 꼬박 새웠단다.

 

점화야, 지난 세월 혼자 외롭게 연구에 매달리면서 그래도 이 언니를 의지하고 도움을 청했을때 만족하게 도와주지 못하여 마음만 아팠단다.

 

“언니 나 14개 특허 나왔어. 5월에 강남으로 이사해. 언니 빨리 만나.”

 

장하다, 장해, 사랑하는 점화야. 당장 달려가 얼싸안고 축하해 주고 싶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구나. 우리 5월에 만나자. 축하한다. 안녕.

 

/최윤경(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