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96년만에 탁트인 '진안초' 군민 쉼터 제공

탱자나무 울타리...콘크리트 담장...화단조성...담허물고 꽃 심어

지역민들의 애환이 서린 진안초등학교 담장이 100년만에 없어지고, 대신 군민들의 쉼터로 변신한다.

 

진안지역에서 가장 많은 학생수를 자랑하는 진안초는 읍내 요지에 자리한 특성상, 읍민들의 삶과 뗄레야 뗄 수 없는 ‘만남의 장소‘와도 같은 곳.

 

학교 경계를 두기 위한 담장이 설치된 것은 지난 1911년. 학교 설립과 함께 주변에 탱자나무를 심으면서 울타리격의 담장이 생겨 난 것이다.

 

탱자나무가 철거되기 이전만 해도 이곳의 담장은 통제가 엄격한 교문을 피해 샛길(일명 개구멍)로 드나드는 학생들로 문전성시를 이룰 정도로 추억이 어려 있다.

 

이러한 울타리가 철거되고, 콘크리트 담장이 자리를 대신한 지 20여년이 지난, 올 4월 말 96년여 만고의 풍상을 뒤로 한 채 급기야 허물어 졌다.

 

진안군이 군청 앞에서 읍사무소에 이르는 400m 구간에 대한 아름다운거리 만들기사업을 하면서 진안초의 협의하에 담장을 없앤 것이다. 활력있는 거리 조성을 위해서다.

 

주변 조경사업이 완료되는 이달 중순이면 담이 있던 자리에 자연석 화단이 들어서고, 이 화단에는 ‘금낭화‘나 ‘할미꽃‘같은 야생화가 그 자태를 뽐내게 된다.

 

화단의 꽃들이 잘 자라고 충분히 번식될 2∼3년 후면 주민들에게 분양이 이뤄진다.

 

지역민들이 학교에 자유롭게 드나들면서 시설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교문 외에도 3군데의 진입로를 내고 느티나무 그늘에는 벤치가, 강당 주변으론 산책로가 개설된다.

 

단절된 느낌을 줬던 콘크리트 담장이 허물어지면서 그 자리를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거듭나는 셈이다.

 

진안초 김창현교장은 “담장없애기 설문조사에서 ‘화단이 훼손되고, 교육에 방해가 된다‘는 우려의 소리도 적잖았다”며 “하지만 확 트인 공간마련으로 학생들의 인성교육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낙관했다.

 

진안초 총동문회 윤석정회장은 “어린 시절 숱한 추억이 어린 담장이 1세기여 만에 철거된다니 매우 아쉽다”고 감회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