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12월의 대통령 선거는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중요한 선거가 될 것이다.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는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한국경제를 선진국으로 진입 시키는데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를 결정하는 지도자를 선출하는 선거인 것이다.
이 나라를 선진국으로 만들려면 지난 몇 년 동안 기적적으로 이룩한 깨끗한 정치가 완전하게 정착되어야 한다.
돈 정치에 익숙한 한나라당이 집권할 경우 부패정치가 다시 소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선진국의 꿈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부패정치는 필연적으로 정경유착과 청탁풍토를 되살려낼 것이기 때문이다.
10년 전 IMF위기는 바로 정경유착에서 비롯된 것이었음을 결코 망각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이 나라를 선진국이 되게 하려면 경제가 튼튼해져야 한다.
경제가 튼튼해지려면 우리를 추격해 오고 있는 중국과 우리를 앞질러가고 있는 일본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된 한국경제의 취약한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비전 있는지도자를 뽑아야 한다.
한국경제의 경쟁력은 대운하를 판다든지 하는 구시대적 발상으로는 결코 향상될 수 없는 것이며 세계시장으로 뻗어갈 수 있는 기술집약 산업을 진흥하고 정보화시대에 알맞은 인재를 길러낼 수 있는 교육개혁을 추진할 지도자를 뽑아야 한다.
한나라당의 유력한 대선주자들로부터 이러한 이야기를 듣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를 아는 전문가들의 마음이 무거운 것이다.
지금 세계는 국경 없는 경제전쟁터라 할 만큼 국가간에 그리고 기업 간에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중국처럼 임금이 싼 노동력을 무한정으로 갖고 있던지, 일본이나 미국처럼 기술과 경영능력이 뛰어나거나 둘 중의 어느 조건도 갖추지 못한 나라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나 조선 그리고 IT산업 같은 분야는 우리나라가 세계시장을 무대로 얼마든지 뻗어나갈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한미 FTA를 체결할 수밖에 없는 것이며
앞으로 EU나 중국, 일본과도 FTA를 맺어야 할 운명에 있는 것이다.
한국은 이웃에 중국, 일본, 러시아 같은 큰 시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경쟁력만 키우면 동북아의 경제중심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동북아의 경제중심이 된다는 것은 중소기업이든 대기업이든 우리나라 사람들이 넓은 중국 대륙을 얼마든지 누비고 다닐 수 있는 세상을 살아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한국이 동북아의 경제중심이 되려면 풀어야 할 숙제가 하나 있다.
그것이 한반도 평화인 것이다.
남북으로 분단된 한국이 핵무기 공포에 시달린다든지 계속 안보불안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되면 경제번영은 요원한 것이다.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고 오히려 중국처럼 개혁개방을 통하여 백성을 먹여 살릴 수 있는 경제개발에 눈을 돌리게 하려면 우리가 도와주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한나라당은 한반도평화를 위한 대북포용정책에 너무 소극적이며 심지어는 냉전시대의 사고방식을 그대로 고집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그래서 국민들은 한나라당이 집권할 경우 한반도 평화 기조가 다시 후퇴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결코 북한이 예뻐서가 아니라 우리가 경제선진국이 되려면 북한을 변화시켜서 한반도 평화체제를 반드시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년에 우리는 매우 중요한 대통령선거를 치러야 하는데도 대선정국은 한나라당이 독주하고 있다.
그래서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열린우리당보다는 경제가 좋아질 것 아닌가 하는 막연한 기대까지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막연한 기대는 참여정부와 열린우리당에 대한 실망 때문에 생긴 반사적 현상일 뿐, 한나라당이 경제문제를 더 잘 해결할 수 있는 것이라는 구체적인 증거가 없는 것이다.
한나라당에게 무조건 정권을 맡겨보았자 경제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우리는 서둘러서 한나라당에 대한 대안세력을 결집해야 한다.
이른바 중도개혁 세력의 대통합을 실현 시켜야 한다.
그래서 경제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치열한 정책경쟁을 통하여 다음 대통령이 탄생 되도록 하여야 한다.
그런데도 말로는 중도개혁 세력 대통합이 역사의 명령이요, 국민의 명령이라고 거침없이 말하면서 실제 행동은 전혀 다르게 하고 있는 정치인들에게 국민들은 크게 실망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을 실망시킨 정치인들은 국민들로 부터 반드시 버림받게 된다는 역사의 교훈을 되새겨야 할 때이다.
/강봉균(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