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부처님은 먼 곳에 계시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부처이며 이 세상 사람들이 다 부처님이시기에 우리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만나고 있는 모든 사람이 다 부처 아닌 사람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흔히 쓰고 있는 말로 처처불상(處處佛像) 사사불공(事事佛供)이라는 말이 있는데 어느 곳이든지 불상이 모셔져 있지 않은 곳이 없으며 하고 있는 모든 일이 다 부처님께 불공 올리는 일이 아닌 것이 없다는 말이다.
이처럼 세상 사람들을 부처님으로 섬기는 사람의 눈에는 부처 아닌 사람이 하나도 없으니 날마다 날마다 부처님 오시는 날이고 날마다 날마다 즐겁고 좋은날인 것이다.
그러므로 부처님은 언제나 우리들과 함께하고 계시다는 사실과 함께 하고 있는 모든 분들이 바로 부처님이라는 사실을 사무치게 깨닫는 날이 부처님 오신 날이다.
만약 석가모니 부처님이 전라북도에 오신다면 제일 먼저 찾아가실 곳은 어디일지 한번 생각해보고 싶다.
내가 바로 부처라는 크나큰 깨달음으로 우선 먼저 해야 될 가장 급한 일은 무엇일까........
부처님께서 80생애를 사셨으니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 날은 정확히 2631년 전 사월 초파일이다.
부처님이 태어나실 때 우담발화가 활짝 피어났다고 하며 가장 아름답게 노래 부르는 가릉빈가의 노랫소리가 아름답게 울려 퍼졌다고 하며 아홉 마리 용이 더운물과 찬물을 품어내어 아기 부처님을 목욕시켰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도 초파일에는 관불의식을 봉행하고 있다.
이처럼 세상의 모든 축복 속에서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이 세상에 지혜와 자비의 광명으로 오신 것이다.
그리고 법화경에 보면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오래전에 이미 깨달아서 부처가 되신 분이시고 영원한 부처이시지만 사바세계의 모든 중생들을 남김없이 구제하기 위하여 이 세상에 오셨다고 한다. 이 일을 불교에서는 일대사 인연이라고 하며 부처님께서는 일대사 인연을 성취하기 위하여 이 세상에 오셔서 모든 중생과 같이 부모의 몸을 빌려 태어나셨으며 출가하여 6년 동안 고행도 하시고 보리수 아래에서 연기법을 사무치게 깨달아 부처가 되셨는데 이를 네 마디 말로 개시오입(開示悟入)이라고 한다.
부처가 되는(깨달음에 이르는) 방법을 열어서 자세히 보여주시고 마침내 깨달음에 들게 하시기 위하여 부처님께서는 진흙탕 같은 이 세상에 오신 것이다.
무명과 우치를 벗어나 우리 모두가 부처라는 사실을 철저히 깨달아서 부처의 생명으로 거듭나는 날이 바로 부처님 오신 날이라는 것을 알아야 하겠다.
날마다 날마다 부처님 오신 날이니 지혜와 자비의 등불로 자등명(自燈明) 법등명(法燈明) 하기 바란다.
/승천스님(일광사 주지, 전주교도소 불교 교정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