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새옹지마(塞翁之馬)

옛날 중국 북방의 요새(要塞) 근처에 한 노옹(老翁)이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노옹의 말(馬)이 호(胡)나라 땅으로 도망을 갔다. 이를 본 마을 사람들이 위로를 하자 노옹은 “누가 아오? 이 일이 복이 될지”라며 조금도 애석해 하지 않았다. 몇 달이 지난 후 그 말이 준마(駿馬)한 필을 데리고 돌아왔다. 그러자 마을 사람들은 정말 잘된 일이라며 노옹을 축하했다. 그러나 노옹은 별로 기쁘지 않다는 듯 “누가 아오? 이 일이 화가 될지” 라고 태연하게 말했다.

 

그런데 어느 날 말 타기를 좋아하던 노옹의 아들이 그 준마를 타다가 떨어져 다리가 부러졌다. 마을 사람들이 또 위로를 하자 노옹은 전혀 슬픈 기색이 없이 “누가 아오? 이 일이 복이 될지”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어느 날, 호나라가 대거 침공을 해왔다. 이에 맞서 마을 청년들이 장렬하게 싸웠으나 역부족으로 모두 전사하고 말았다. 그러나 노옹의 아들은 절름발이라서 전쟁에 참여하지 않고 무사했다. 새옹지마(塞翁之馬), 회남자(淮南子 ) 인간훈(人間訓)의 고사에서 유래된 말로 세상만사 변화무쌍하여 인생의 길흉화복을 예측할 수 없다는 뜻으로 흔히 쓰인다.

 

여권 대통합 논의과정에서 여러 당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민주당 박상천 대표가 ‘좌편향 진보인사’와 ‘국정 실패에 책임’이 있는 인사는 절대 신당에 참여시킬 수 없다는 전제조건을 달아 ‘세상만사 새옹지마’라는 말을 실감케 하고 있다. 그는 4년전 열린우리당 창당 당시 ‘역적 중의 역적’으로 몰려 집권여당으로 부터 ‘배척 1호’로 천대를 받았으나 이번에는 상황이 뒤바뀌어 “열린당 핵심인사들과는 한 배에 탈 수 없다”고 몽니를 내고 있으니, 과연 새옹지마라는 고사성어가 헛소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한데 박 대표의 이 같은 주장에 열린우리당 핵심인사들이 일제히 반격에 나서 여권 대통합 상황은 더욱 복잡하게 꼬여가고 있다. 정세균 의장과 장영달 원내대표, 그리고 재선의원들의 모임인 ‘처음처럼’이 “박 대표가 소통합을 시도하면 박 대표를 빼고 대통합을 추진할 수 밖에 없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어 여권 대통합 정국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혼미해지고 있는 것이다. 4년전 상황이 재연될 것인가, 아니면 뒤집기를 할 것인가 세상만사 새옹지마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