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가 성년의 날이었다. 잡코리아에서 운영하는 아르바이트 전문 구인구직 포털 알바몬이 대학생 567명에서 어른이 되기 위해서 갖추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물었다. 그 결과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나 직업을 갖고 경제적으로 독립을 해야 스스로를 성인으로 인정한다는 응답이 각각 1, 2위를 차지하였다. 특히 언제 어른이 됐다고 느끼느냐는 질문에는 내 힘으로 번 월급봉투를 받을 때 (26.1%)라는 응답이 1위여서 경제적인 문제가 성인이 되는 우선적인 조건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부모님께서 집안의 큰일을 상의해 올 때 역시 어른이 됐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 뒤를 이어 술집을 드나들거나 ‘어린 것들이’라고 말하는 자신을 발견했을 때 그리고 눈 오는 날이 오히려 부담스러울 때 등에도 자신이 어른처럼 느껴진다는 응답이었다. 반대로 부모님께 용돈을 받을 때, 잘못을 회피하러 할 때, 부모님께 일일이 허락 받을 때 아직 어리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성인(成人)’에 해당하는 우리말 ‘어른’은 『석보상절』등이 옛 문헌에 ‘얼운’으로 나타난다. ‘결혼하다’라는 뜻의 어간 ‘얼-’에 ‘-우-’와 ‘-ㄴ’이 결합된 ‘얼운’은 연음으로 ‘어룬’으로 쓰였다가 오늘날 ‘어른’의 표기 모습이 바뀌었다. 아이에서 어른이 되는 시기라는 의미의 ‘성년(成年)’은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20세를 기준으로 한다.
사례(四禮)로 꼽는 관혼상제(冠婚喪祭)의 첫 예(禮)가 바로 관례(冠禮)인 성년식이다. 관례의 순서는 택일(擇日), 준비, 시가례(始加禮), 재가례(再加禮), 삼가례(三加禮), 초례(醮禮), 자관자례(刺冠者禮) 등으로 진행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실제로는 혼례(婚禮)를 치를 때에 상투를 틀고 갓을 쓰는 정도의 간략한 순서로 진행되곤 했다.
‘통과의례’라는 인류 보편적인 개념을 정립하고 그 중 하나로 성인식을 주목한 사람은 프랑스의 인류학자 반 헤네프였다. 굳이 헤네프의 의견을 빌지 않더라도 어느 사회에서든 성인이 된다는 것은 독립된 인격체로서 사회적인 책임과 의무 그리고 권리를 자율적으로 행사할 수 구성원으로 공인 받는 절차로 인식된다. 하지만 요즈음에는 어른이라는 자각이 예전같지 않다. 나이로만 이기려 드는 어른과 반말하는 어른 그리고 패션감각을 상실한 어른 등이 꼴불견이라고 한다. 이 기회에 어른들도 새로이 성년식을 하는 마음가짐을 가져보면 어떻겠는가.